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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링클럽' 거부하는 시도민구단, K리그 판도 바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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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민구단의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재정이다.

시, 도의 지원에 의존하는만큼 매 시즌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다. 선수들, 직원들 월급주기가 어려울 때도 있다. 어쩔 수 없이 주요 선수들을 시장에 내놓을 수 밖에 없다. 시도민구단이 연속성을 갖고 선수단 운영을 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다. 한 시즌 반짝 성적을 거둔다 해도, 그 다음 시즌 핵심 선수들이 모두 팀을 떠나기 때문이다. '셀링클럽'은 시도민구단의 현실이자 구조적 한계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같은 기류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시작은 강원이었다. 2016년 승격에 성공한 강원은 폭풍영입에 나섰다. 그냥 영입이 아니었다. 이근호 정조국 오범석 등 국가대표급 자원들을 모두 데려왔다. 리그에 참신한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목표로 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그래도 상위스플릿에 올랐다. 지난해 강원은 조태룡 전 사장의 비위 문제로 흔들렸지만, 그래도 K리그의 중상위권 클럽으로 자리매김했다. 올 겨울에도 주축들을 보낼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지키기에 성공했다.

경남의 행보는 더욱 인상적이다. 지난 시즌 준우승을 차지하며 ACL에 나서는 경남은 이 전 시도민구단에서 볼 수 없던 겨울을 보내고 있다. 물론 주축 선수들의 이적은 피할 수 없었다. 중원의 핵이었던 최영준은 전북으로 떠났고, 수비의 중심이었던 박지수는 중국 슈퍼리그 광저우 헝다로 이적했다. '에이스' 말컹도 이적이 유력한 상황이다. 여기까지는 이 전 시도민구단의 행보와 비슷하다. 하지만 경남은 달랐다. 이들을 팔아서 번 돈으로 재투자에 나섰다. 빈자리를 채우는 수준이 아니라 팀 업그레이드에 나섰다. 기업구단에서 노리던 울산의 김승준 이영재를 돈싸움에서 이기며 데려왔다. 핵심들이 떠난 자리에도 이적료를 주고 송주훈 이광선 등을 영입했다. 외국인선수 쿼터로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출신의 조던 머치를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경남은 ACL을 병행할 수 있는 수준의 스쿼드를 만들었다.

인천 역시 주목할만하다. 매 시즌 '전반기 부진-후반기 약진'이라는 롤러코스터 같은 행보를 보인 인천은 겨울부터 적극적인 투자로 변화를 노리고 있다. 공격의 첨병이었던 아길라르가 떠났지만, 공수의 핵인 무고사와 부노자를 빅클럽의 쏟아지는 구애 속에서도 지켜내는데 성공했다. 외국인 쿼터 빈자리에는 스웨덴 국가대표 출신 하마드와 베트남의 메시라 불리는 콩푸엉을 영입했다. 여기에 문선민을 전북에 보내며 괜찮은 수비수 이재성을 받아냈고, 발생된 이적료로 허용준 문창진을 데려왔다. 인천은 올 시즌 다크호스로 손색이 없는 전력을 구축했다.

시도민구단은 K리그의 중요한 축이다. 하지만 늘 천덕꾸러기 대우를 받았다. 경남을 중심으로 시도민구단도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오히려 투자에 인색해진 기업구단보다 발전적인 행보다. '셀링클럽'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영입전을 펼치고 있는 그들의 발걸음이 다가오는 K리그 판도를 어떻게 바꿀지. 그 결과가 공개되는 K리그 개막까지는 이제 3주도 남지 않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