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마무리 김재윤에겐 이번 스프링캠프가 특별하다. 자신의 우상인 오승환(37·콜로라도 로키스)과 함께 훈련을 하며 깨달음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오승환은 콜로라도의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KT 캠프를 찾아 함께 훈련을 하고 있다. 웜업이나 캐치볼 등을 KT 후배들과 함께 한다. 오승환과 주로 훈련을 함께 하는 선수가 김재윤이다. 김재윤은 "우리 캠프에서 훈련하신다는 얘기를 듣고 따라다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김재윤은 1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의 키노스포츠컴플렉스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에서 오승환과 조를 이뤄 캐치볼을 했다. 긴 거리를 던지는 롱토스를 둘 다 어렵지 않게 소화했다. 김재윤은 "오늘 불펜피칭이 없어서 롱토스를 할 생각을 했는데 마침 오승환 선배님께서 롱토스를 하신다고 해서 함께 하게 됐다"며 씩 웃었다.
김재윤은 그동안 오승환과 함께 훈련하면서 여러가지를 물어봤다고 한다. 아무래도 자신과 같은 불펜 투수라 물어볼 것이 많았다고. 오승환도 김재윤을 특별히 챙기면서 자신의 경험으로 쌓은 노하우를 가르쳐줬다고 한다.
김재윤은 "릴리스 포인트를 좀 더 앞으로 가져와서 던져라는 말씀을 들었다"고 했다. "공을 세게 던지려고 힘이 들어가거나 하면 릴리스포인트가 뒤가 된다"는 김재윤은 "다른 코치분들한테서도 들었던 조언이다"라고 했다. 웨이트트레이닝 등에서 특별함은 없었다고 했다. "선배님께서 다른 선수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고 하셨다. 트레이닝 코치님이 시키는 거 대로 하면 된다고 하셨다"면서 "남이 하는 것을 그대로 따라하려하지 말고 자신만의 것을 찾으라고 하셨다"라고 했다. 자신의 몸상태나 스타일에 따라 운동방법도 다르다는 뜻이다.
마무리 투수로서의 중압감에 대해서도 오승환은 쉽게 풀어줬다고. 김재윤은 "1점차 등 긴박한 상황에서 등판할 때 어떤 마음가짐을 갖는지 여쭤봤는데 '너도 불안하겠지만 타자나 수비수도 다 떨리는 상황이다. 너 혼자 조급해하고 떨 필요 없다. 네 공만 믿고 던져라'고 말씀해 주셨다"라고 했다.
오승환에게 들은 조언 중 가장 와닿았던 것이 뭐냐고 하자 하이 패스트볼 사용이라고 했다. 김재윤은 "나는 마무리다보니 아무래도 제구가 완벽해야된다고 생각했었고, 그렇게 하려고 노력했다"면서 "선배님은 너무 초구부터 완벽하게 던지려고 하지말라고 하셨다"고 했다. 힘으로 누르는 스타일이니 제구보다는 구위를 적극 활용하라는 뜻이었다. "선배님니 '나도 공이 몰린다'면서 '공이 몰려도 파울을 만들 수 있는 공을 만들어야한다'고 하셨다"라고 했다. 특히 하이 패스트볼 사용을 강조했다. "하이 패스트볼을 많이 이용하라고 하셨는데 이는 박승민 코치님도 나에게 주문을 하셨던 것이다. 예전엔 장타를 맞을까 걱정을 했었는데 올해는 자주 써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KT 이강철 감독은 마무리 보직을 김재윤에게 맡길 생각이다. 이제까지 경험도 했고, 구위도 좋기 때문. 기술적인 것부터 시작해 멘탈적인 부분, 전략적인 부분까지 오승환으로부터 많은 조언을 들은 김재윤이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까. 실천만 남은 김재윤이다. 투산(미국 애리조나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