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최고의 인기를 누린 드라마 'SKY캐슬'을 이끈 주인공 염정아를 만났다.
염정아는 23.8%(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비지상파 최고 기록을 세우며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SKY캐슬'(유현미 극본, 조현탁 연출)을 이끌며 한서진(본명 곽미향)이라는 인생 캐릭터를 열연했다. 염정아가 연기한 한서진은 'SKY캐슬' 속 '최애(가장 애정하는) 캐릭터'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한서진은 뚜렷한 목표를 향해 한 치의 빈틈도 없이 행동하는 아내이자 엄마로 SKY캐슬 내에서도 선망의 대상이었던 인물. 첫 회부터 욕망을 숨기지 않는 '욕망캐'로 활약했으며 이후 한서진이 아닌 곽미향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진 뒤로도 자신감과 기품을 잃지 않는 인물로 열연하며 시청자들의 무한한 응원을 받았다.
특히 염정아는 눈빛과 표정, 그리고 말투와 숨소리, 얼굴 근육의 떨림 하나 하나까지 통제하고 관리하며 연기했고 극의 무게감과 긴장감까지 자유자재로 조절하며 염정아의 손으로 'SKY캐슬'을 이끌었다. 배우들도 입을 모아 얘기하는 "염정아가 아니었다면 'SKY캐슬'은 다른 길로 갔을 것"이라는 말이 있다. 이렇듯 염정아는 'SKY캐슬'에서는 없어서는 안되는 개국공신이자 주인공으로 드라마의 폭발적 화제성과 관심도를 이끌며 'SKY캐슬' 신화를 만들어냈다.
염정아는 'SKY캐슬'에 대해 "주위에서 너무 많은 얘기를 해주신다. 이런적이 없었다. 이렇게까지 많은 사람이 내 작품을 본적이 없던 거 같다. 눈을 마주치는 모든 분들이 드라마를 보고 계시고 다 알고 계시더라. 예서를 다 알고 있고, 지금 18회를 했다면 다 알고 있고. 제 주위 분들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너무 신기한 경험을 하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얼마 전에 화보 촬영하러 발리에 갔는데 발리 공항에 10대 발리 현지인들이 나와있더라. 아이돌들에게만 있을 법한 일들이었다. 그 친구들이 한국말로 'SKY캐슬 재밌어요'라고 하더라. 한국말로 한다. 어떻게 봤는지도 어떻게 알았는지도 모르겠는데 진짜 그러더라. 너무 반가워서 사진찍자 이러면서 사진찍었지"라고 말했다.
염정아는 도회적이고 이지적인 분위기의 여배우로 사랑받았다. 이에 대해 염정아는 "제가 택할 수 있다면, 밝고 코미디를 좋아한다. 실제 성격은 정말 밝다. 차가운 면도 있지만 그런 면도 많은 사람인데 그런걸 깨고 싶다는 생각을 초반에 했던 거 같다. 다른 작품들도 시도했는데 늘 사랑을 많이 받는 작품들은 차가운 역할이더라. 한서진 같은 역할이 그랬다. 이제는 연기생활도 오래 하고 여러 작품에서 여러 캐릭터를 연기했기 때문에 지금 작품이 들어가는걸 보면 다양한 캐릭터가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염정아는 "톡을 처음엔 열심히 봤는데 너무 많이 올라와서 빨라서 못 보겠더라. 톡을 보느라 본방을 많이 놓치고 그랬던 적도 있다. 그리고 방송 나간 다음날 기사 올라오는 것 보고, 주위에서 얘기를 많이 해준 거 같다. 메시지 보내주시고. 저희 후반부터 패러디 많이 했는데 그런게 재밌어서 성우 분들도 흉내 많이 내고 아직도 올라온다. 애들이 보내준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염정아는 "실제 저희 집은 야망이 있는 집도 아니고 애들 교육도 그렇게 할 수 없다"며 "어느날 저렇게 하고 현장에 나왔더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강준상과 닮았다는 얘기를 들은 남편의 반응에 대해 "가족들을 못 보게 했었는데 재밌게 잘 보더라. 애들도 이제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됐다고 생각했다. 5학년도 되고 4학년도 됐다. 이제 그럴 거라고 생각했다. 애들은 확실히 엄마와 한서진을 구분한다. 저한테 별로 배우라고 해서 엄마가 달라보이거나 그러지는 않는다. 다만 '친구들이 사인해달래' 이런 정도였다. 애들이 사인을 받아달라고 한 작품도 처음이었다. 주로 영화를 하다 보니 초등학생들이 볼 수 있는 영화도 별로 없었다"고 말했다.
염정아는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작품의 폭이 넓지 않았다. 처음부터 너무 신이 나더라. 너무 신나게 으X으X해서 더 기분이 좋았다"고 'SKY캐슬'을 표현한 뒤 "이렇게 잘 될 줄은 정말 몰랐다. 이렇게 잘 될 줄은 정말 몰랐다. 처음에 시청률이 1.7%가 나왔는데 그때는 서로 아무 말도 못했다. 우리끼리 그런 얘기를 했는데 '이런 작품이 잘 돼야 이런 작품이 잘 돼야 우리가 할 작품이 만들어진다'고 했는데 1.7%가 나와서 놀랐다. 2회부터 오르기 시작하더라. 잘돼서 더할나위 없이 좋다"고 밝혔다.
이어 염정아는 "광고도 많이 들어오더라. 그렇게 소속사에서는 얘기 한다. 그런 광고(사교육)는 생각도 못했는데 아예 의식도 못하다가 요새 그런 얘기를 하시더라. 내가 실수했나 싶고 그걸 불편해 하시는 분들의 생각도 알겠더라"며 부정적 반응에 대해서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염정아는 1991년 미스코리아 선에 당선되고 1992년에는 미스 인터내셔널 3위를 차지했다. 또 MBC '우리들의 천국'으로 데뷔해 28년차를 맞이한 배우다. 영화 '째즈바 히로시마'(1992), 드라마 '일월'(1993), '야망'(1994), '컬러'(1996), '형제의 강'(1996), '모델'(1997), '학교'(1999). 영화 '테러리스트'(1995), '텔미썸딩'(1999) 등으로 쉼 없는 연기 활동을 펼쳤다. 영화 '장화, 홍련'(2003)을 통해 연기 인생의 새 장을 열었고, '범죄의 재구성'(2004)에서도 팜므파탈 연기를 선보였다. 그해 제25회 청룡영화상 여우조연상과 제24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후에도 '새드무비'(2005), '전우치'(2009) 등 다양한 작품으로 연기를 선보였고 MBC '로열패밀리'(2011)를 통해 그동안 쌓아왔던 내공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영화 '카트'(2016)로도 제51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자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했으며 'SKY캐슬'까지 성공적으로 이끌며 독보적인 배우로 자리잡았다.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