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결과제는 '적응'이다.
푸른 눈의 외국인들이 실력을 떠나 KBO리그에서 성공신화를 쓰기 위해선 남다른 적응력을 보여야 한다.
그런 면에서 KIA 타이거즈는 불안감에 노출돼 있다. 올 시즌 세 명의 외인을 모두 바꿨다. 그러나 걱정은 예상보다 덜한 느낌이다. 외인들의 성격이 모두 수더분하다. 여기에 빠르게 적응하려는 의지도 강해보인다.
새 외국인 타자 제레미 해즐베이커(32)는 생애 처음으로 밟는 한국무대에 적응하려고 발 빠르게 애쓴 흔적이 드러났다. 31일 KIA 스프링캠프지인 일본 오키나와로 떠나기 전 해즐베이커는 "한국어를 공부했다. (독학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랐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한국에 오기 전 베네수엘라, 멕시코, 도미니카공화국에서도 뛴 경험이 있다. 사실 야구란 큰 틀에서 보면 같을 수 있지만 적응은 다른 얘기일 수 있다. 그래도 크게 문제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 명의 외인 중 그래도 적응이 가장 빠를 것으로 보이는 건 투수 조 윌랜드(29)다. 지난 2년간 일본 프로야구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에서 뛰었다. 아시아 문화를 접했다. 무엇보다 윌랜드는 지난 28일 해즐베이커와 제이콥 터너(28)보다 빨리 광주에 입성, 안방인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시설을 둘러보고 웨이트 트레이닝 등 개인훈련도 했다. 환경적응을 건너뛴 윌랜드는 일본과 한국야구의 기술적인 차이점만 간파하면 시즌 초반부터 활약할 수 있다. 윌랜드는 "이미 경험한 일본은 콘택트 위주 타격이지만 한국은 파워히팅이라고 들었다. 캠프 1주차 때 영상도 보고 코칭스태프에게 많이 질문해 빨리 적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터너의 설렘과 기대감도 부풀어 오른다. 이미 KBO리그를 거친 선수들에게 문의했다. 터너는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가 크다. 팀 동료들과 친해지는 것이 빠른 적응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역대 KBO리그를 뛴 선수들에게 많은 얘기를 들었다. 좋은 이미지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국행을 결심하게 된 계기에 대해선 "선수로서 발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새 경험에도 흥미를 느꼈다"고 전했다. 인천공항=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