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스릴러는 처음이다. 제 연기 인생에서 가장 많은 피를 흘린 작품이다."
배우 이서진이 나영석PD가 아닌 '이재규의 페르소나'로서의 미래를 기대케 했다.
이서진은 31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르메르디앙 서울 호텔에서는 열린 OCN 드라마틱 시네마 '트랩'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트랩'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 성동일과 임화영, 윤경호, 박신우 감독이 함께 했다.
이서진은 MBC 연기대상에서 최우수상을 3차례나 받은 스타 배우다. 유독 MBC와의 인연이 깊다. 2001년 신인상도 MBC '그여자네집'이었고, 이후 히트작 '다모', '불새', '이산', '결혼계약'이 모두 MBC 드라마였다. '별을쏘다', '연인(이상 SBS)', '참좋은시절(KBS)'은 상복이 없었다.
'다모'나 '이산' 등 배우 이서진의 대표작들은 대부분 2010년 이전에 몰려있다. 하지만 이서진의 인기는 2012년 '1박2일' 게스트 출연으로 나영석 PD를 만난 이후 더욱 급등했다. '꽃보다할배'·'삼시세끼'·'윤식당' 등을 거치며 '나영석의 페르소나'로 자리잡은 것. 멋진 미소와 믿음직한 리더라는 이미지는 이서진에게 다수의 광고와 더불어 2016년 tvN10 어워즈 예능 대상까지 안겼다. 연기로도 받지 못한 대상을 예능으로 받은 것.
그런 이서진에게 2019년은 매우 특별한 새해다. 지난 연말 이서진은 영화 '완벽한 타인'의 흥행으로 데뷔 첫 스크린 인기작을 얻었다. 이어 '완벽한 타인'에서 함께 했던 이재규 감독이 제작 총괄을 맡은 드라마 '트랩'에도 출연한다. '트랩'은 이서진에겐 '결혼계약(2016)' 이후 3년 만의 드라마 복귀작인 만큼 의미가 깊다. 대상의 영광에도 잊지 않았던 '본업' 연기를 향한 본격 재시동이다.
이날 이서진은 '트랩'에 대해 "'완벽한 타인'이 잘되기 전에 제안받은 작품이다. 장르물에 관심이 있어 선택했다"면서도 "영화 촬영하면서 좋은 기억이 있었다"는 말로 제작진에게 고마움을 표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트랩'은 이서진의 생애 첫 장르물 도전이다. 이서진은 "액션이 많아 육체적으로 고생했다. 피, 칼, 총 이런 연기가 많았다. 제 연기 인생에서 가장 많은 피를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자신이 맡은 캐릭터 강우현에 대해 "덫에 걸려서 모든 걸 잃는 남자다. 중반 이후 밝힐 수 없는 큰 반전이 있다"며 궁금증을 자극하는가 하면, "'트랩'이 잘돼야 이런 작품이 계속 나올 것 같다"며 전체적인 완성도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성동일도 "이서진의 변신이 상당히 충격적일 것"이라고 거들었다. 이어 성동일은 "이서진은 명품관 카스테라 같은 고급스러움이 있다. 전 재래시장의 찐빵이다. 싸지만 질퍽한 느낌이다. 그런 두 사람의 케미를 지켜보라"면서 "이서진 연기하는걸 보면서 '얘 목숨걸었네' 생각했다. 이서진에 맞춰진 캐릭터다. 알파치노나 로버트 드니로도 이서진처럼은 못할 것"이라고 덧붙여 더욱 기대감을 높였다.
'트랩'에 대해 박신우 감독은 "선악의 경계에서 덫에 걸린 보통 사람들이 어떻게 대처하고 대항하는지를 담은 이야기"라며 "원래 영화로 준비하던 작품을 7편의 영화 같은 드라마로 만들어냈다. 영화적 접근을 우선시한 만큼 다른 드라마와 차별화될 것"이라고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다. "불을 끄고 영화처럼 보되, 팝콘은 쏟을 수 있으니 준비하지 마시라"는 소개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트랩'은 영화 '백야행'의 박신우 감독과 드라마 '특수사건 전담반 TEN'의 남상욱 작가가 뭉친 작품이다. 웰메이드 장르물 계보를 이어온 OCN이 2019년 새롭게 선보이는 '드라마틱 시네마(Dramatic Cinema)' 프로젝트의 첫 타자다. 영화 '완벽한 타인'과 '역린',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와 '다모' 등을 연출한 이재규 감독이 총괄 프로듀싱을 맡아 더욱 완성도를 높였다. 오는 2월 9일 10시 20분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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