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내가 쏜다!"
KCC에는 어린 선수들의 '기(氣)'를 살려주는 독특한 이벤트가 있다. 바로 '편의점 쏘기'다. 전태풍 등 베테랑이 중심이 돼 어린 선수들을 위해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시간이다. 큰 선물은 아니지만, 형님들이 쏘는 주전부리. 승패에 지친 어린 선수들에게는 달콤한 오아시스다.
외국인 선수 브랜든 브라운은 한 걸음 더 나아갔다. '편의점 쏘기'는 물론이고 '장포 쏘기(하프라인 슈팅) 대결'까지 묶어 어린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물론 '장포 쏘기 대결'이 날이면 날마다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기준이 있다. 연전에 지쳤을 때, 그래서 훈련 분위기가 좋지 않을 때 브라운이 꺼내드는 깜짝 카드다.
브라운의 이벤트. 선수단 얼굴이 밝아질 수밖에 없다. 이정현은 "사실 외국인 선수가 앞장서서 이벤트를 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하지만 브라운이 후배들을 위해 종종 이벤트를 하고 있다"며 칭찬했다. 구단 관계자 역시 "브라운이 팀 내 분위기메이커 역할을 한다. 어린 선수들과 장난도 많이 친다. 선수들이 힘들어 할 때는 앞장서서 이벤트를 하는 등 형님 역할을 한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브라운은 리투아니아, 터키 리그 등을 두루 돌며 경험을 쌓았다. 그 안에서 자신이 팀을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지도 체득했다.
브라운은 "'장포 쏘기 대결'은 어린 선수들이 힘을 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대부분 경기 전날 하기 때문에 분위기를 띄울 수 있다. 상품이 크지는 않지만, 이런 이벤트를 통해 선수들이 더욱 재미있고 즐겁게 농구를 했으면 좋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소소하지만 분위기를 띄우는 확실한 브라운 데이. 그 덕분인지 KCC는 후반기 3연승을 달리며 3위까지 뛰어 올랐다. KCC는 29일 홈에서 KGC인삼공사를 상대로 4연승에 도전한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