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은 도대체 어디에 있나?"
영국 언론이 본격적으로 손흥민(토트넘)의 아시안컵 차출에 대한 불만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소속팀 토트넘이 약체로 분류되는 크리스탈 팰리스에 지며 FA컵에 탈락한 주요 원인으로 손흥민의 부재를 지적하고 나섰다. 더불어 근본적으로 손흥민이 소속팀 경기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는 상황도 꼬집었다.
영국 일간지 더선은 28일(한국시각) '손흥민은 어디에-왜 손흥민은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FA컵 경기에 토트넘을 위해 뛰지 않았나'라는 도발적인 제목의 칼럼을 실었다. 이 칼럼은 FA컵 우승을 노리던 토트넘이 크리스탈 팰리스에 진 이유에 대해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키플레이어 중 하나인 손흥민이 나올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토트넘은 이날 영국 사우스노우드 셀허스트파크에서 열린 FA컵 32강전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경기에서 0대2로 허무하게 졌다. 손흥민 뿐만 아니라 부상을 당한 해리 케인, 델레 알리 등이 모조리 빠진 여파가 너무나 컸다. 크리스탈 팰리스는 이번 시즌 EPL 14위에 머물고 있는 약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리그 3위 토트넘이 훨씬 앞선다. 하지만 토트넘은 이 경기에 정상 전력을 가동하지 못했다. 핵심 선수들의 부상 러시에 손흥민까지 아시안컵 참가로 인한 체력 저하로 경기에 나오지 못하면서 전력이 크게 약화된 탓이다.
때문에 토트넘의 패배 이유를 손흥민의 부재 탓으로 돌리는 건 지나친 확대해석일 수 있다. 그러나 더선은 손흥민의 아시안컵 차출에 따른 전력 손실 문제를 상세히 꼬집었다. 칼럼에서는 "대표팀 합류 전 5경기에서 6골을 기록하던 손흥민은 (한국이 결승에 갈 경우) 2월 둘째 주까지 빠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한국이 8강에서 떨어졌고, 이는 곧 손흥민이 당초 예상보다 훨씬 더 빨리 복귀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면서 "하지만 이날 FA컵 경기는 손흥민의 복귀전으로는 일렀다. 손흥민은 31일 왓포트와의 프리미어리그에 나설 전망"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 칼럼은 손흥민이 지난해 아시안게임 참가로 인해 소속팀 토트넘 경기에 뛸 수 없었던 일을 끄집어냈다. 비록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손흥민이 병역 혜택을 받았지만, 그 과정에서 토트넘의 결정적인 경기에 빠지게 됐고, 그것이 손흥민을 '슬프게' 했다는 것.
더 선은 "이미 작년 9월에도 경기에 나서지 못해 당연히 미안하게 생각한다. 동료와 팬, 그리고 코칭스태프에게 모두 미안하다.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때로는 (대표팀 차출이) 슬프다고 생각되겠지만, 내 조국의 입장에서는 또한 매우 중요한 일이다"라는 손흥민의 코멘트도 전했다. 소속팀 뿐만 아니라 한국 대표팀에서도 핵심적인 위치에 있는 손흥민의 고충을 전하며, 이 같은 시스템에 대한 비판적 어조를 담고 있다. 손흥민의 잦은 대표팀 차출에 관한 영국 언론의 온도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