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FA 김상수(29)가 원 소속팀 삼성 라이온즈와 3년간 총액 18억원에 FA 계약을 했다. 이번 FA 중 가장 젊은 29세의 주전 유격수가 4년계약을 하지 못했다는 것 자체가 충격적이다. 금액 역시 마찬가지다. 35세인 KT 박경수가 3년간 총액 26억원에 계약한 것과 비교가 되는 사건. 박경수는 옵션이 6억원이었는데 보장액이 20억원으로 김상수가 옵션까지 더한 18억원보다 많았다.
김상수가 최근에 부진했더라도 삼성 왕조를 이루는데 큰 기여를 했던 선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분명히 예상보다는 적은 액수라고 볼 수 있다.
계속 버티기를 하고 있는 남은 8명의 FA들에게 경고 사이렌이 울렸다고 볼 수 있다. 시간은 선수편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
전지훈련 출발을 얼마남지 않은 상황. 이미 외부FA를 영입할 시간은 끝났다고 봐야한다. 더이상 갈 곳이 없는 선수에게 구단이 굳이 많은 돈을 안겨줄 필요는 없다. 경쟁이라는 프리미엄이 사라졌다.
선수가 아무리 더 달라고 강조해도 구단은 평가라는 잣대로 액수를 산정한다. 김상수의 경우 FA를 앞둔 시점에서의 성적이 좋지 않았다. 2017년엔 부상으로 42경기만 뛰었고, 지난해엔 122경기에 나갔지만 타율 2할6푼3리, 10홈런, 50타점에 그쳤다. 2013년 타율 2할9푼8리를 기록하면서 하위타선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을 때와는 떨어지는 모습. 특히 최근 타고투저가 심한데도 타율이 낮다는 것은 삼성으로선 큰 액수를 줄 수 없는 데이터였다. 게다가 이학주라는 좋은 유격수가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들어옴으로써 삼성이 굳이 김상수에게 목을 멜 필요가 없게 됐다.
젊은 김상수는 타 팀에서 데려갈만한 선수였다. 특히 수비 좋은 유격수가 없는 몇몇 팀이 영입할 수 있는 선수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육성 기조와 김상수의 최근 성적으로 인해 오퍼가 없었다.
갈수록 구단이 갑이되고 선수는 을이 된다. 시간이 갈수록 구단의 제시액이 떨어질 수도 있다. 박용택의 2년 25억원, 박경수의 3년 26억원, 김상수의 3년 18억원. 남은 FA가 기준으로 삼을 계약 액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인생에 한번 올까말까한 FA의 대박 기회. 이전 자신과 비교해 더 낫다고 생각하지 않는 선수들의 계약 액수보다 덜해 자존심이 상할 수 있다. 젊은 김상수마저 백기를 들었다. 버티기가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여야할 시기가 오고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