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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스토리]'대회 유일의 한국 지도자' 박항서는 누구보다 일본이 이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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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아랍에미리트)=박찬준 기자]"베트남에서 일하고 있지만 제 조국은 대한민국입니다."

박항서 베트남 감독은 인터뷰마다 이 말을 빼놓지 않는다. 그는 이번 2019년 아랍에미리트(UAE)아시안컵에 나선 유일한 한국 국적의 지도자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한국 취재진을 만나면 한걸음에 달려와 인사를 건내고, 질문을 하나라도 더 받아주려고 한다. 한국팬들의 성원에 늘 고마움을 표시한다. 그는 언제나 대한민국 국민임을 자랑스러워 한다.

그런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이 8강에서 만날 상대는 '한국의 영원한 숙적' 일본이다. 베트남은 24일(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알막툼 스타디움에서 일본과 2019년 UAE아시안컵 8강전을 치른다. 환갑이 넘은 박 감독에게 일본은 여전히 가슴을 뜨겁게 하는 상대다. 지금도 뜨거운 한-일전이지만, 박 감독의 현역 시절 한-일전은 죽을 각오로 뛰어야 하는, 그런 경기였다. 공교롭게도 박 감독이 국가대표로 출전한 유일한 경기가 1981년 한-일 정기전이었다.

박 감독은 누구보다 일본이 이기고 싶다. 박 감독은 "전력이 안되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도전해보겠다"고 했다. 그의 말대로 객관적 전력에서는 상대가 되지 않는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일본이 50위, 베트남은 100위다. 일본은 대부분 유럽파로 구성돼 있다. 베트남은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기는 하지만, 모든 면에서 일본에 밀린다.

베트남의 믿을 구석은 역시 '박항서 매직'이다. 박 감독은 이미 한차례 일본을 제압한 바 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조별리그에서 일본에 1대0으로 이겼다. 베트남 축구 역사상 일본을 꺾은 최초의 순간이었다. 박 감독은 특유의 어퍼컷 세리머니로 승리를 자축했다. 당시 일본의 감독은 지금 일본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모리야스 감독이다. 패배의 아픔이 기억하는 모리야스 감독은 "박 감독은 U-23 대표팀과 성인 대표팀을 겸임하며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험도 풍부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분위기는 이미 한-일전을 방불케 하고 있다. 베트남 보다 한국의 반응이 더 뜨겁다. 베트남은 이번 대회에서 한국팬들이 한국 다음으로 응원하는 팀이다. 그런 팀이 '라이벌' 일본과 만나는만큼 열기는 설명이 필요없다. 한 네티즌은 '박 감독님, 당신은 5000만 응원단을 추가로 획득하셨습니다'란 글을 남기기도 했다.

과연 박 감독은 일본을 상대로 다시 한번 역사를 쓸 수 있을까. 상대가 일본이지만, 더 기대가 되는 것은 왜일까.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