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선수회(이하 선수회)가 선수 이적 활성화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아키야마 쇼고(세이부 라이온즈), 마루 요시히로(요미우리 자이언츠)는 지난 22일 일본 도쿄의 일본 프로야구(NPB) 사무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출전 기회가 없는 선수들의 이적을 활성화 시키는 이른바 '현역 초안' 활성화를 주장했다. 마루는 "프로는 실력으로 말하는 세계이기 때문에 주전 경쟁은 필수다. 그러나 팀 사정으로 기회를 얻지 못하는 선수들도 있다"고 말했다. 아키야마 역시 "다른 팀에서 필요로 하는 선수가 (제약-조건 없이) 이적할 수 있다면 출전 기회도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스포츠지 데일리스포츠는 '선수회가 NPB와 절충안 마련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한 시즌 최다안타 신기록(216안타)을 세운 아키야마와 센트럴리그 2년 연속 MVP에 오른 마루가 개혁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전면에 섰다'고 평했다. 아키야마와 마루가 선수회 임원 신분이 아님에도 NPB사무국을 찾아가 협의에 나선 것도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선수회가 요구하고 있는 것은 메이저리그의 '룰5 드래프트', KBO리그의 2차 드래프트와 비슷한 형식이다. 룰5 드래프트는 40인의 보호 선수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선수들을 대상으로 매년 12월 원터미팅 기간에 지명을 통해 이적이 가능하도록 한 제도다. KBO리그에서는 격년제로 열리며, 각 구단 2군 선수들을 지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지난 1990년대에 비슷한 제도가 시행된 바 있다. 이적을 희망하는 선수들을 대상으로 드래프트를 열어 선수를 선발하는 일명 '셀렉션 회의'가 열렸다. 하지만 선수 선발을 꺼리는 각 팀의 분위기 속에 흐지부지된 바 있다.
선수회는 이밖에도 사무라이재팬(일본 야구대표팀 애칭)의 처우에 대해서도 NPB 측과 논의했다. 다니모토 오사무 NPB 선수 관계위원장은 "대표팀 사업 등 선수들과의 생각이 일치하고 있다. 더 나은 제도를 만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선수회 관계자는 "(아키야마, 마루가) 임원 신분이 아닌 것은 상관없다. 한 명이라도 많은 선수들이 (NPB 사무국과의 협상을) 체감하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