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방송인 유재석과 김용만이 전 소속사의 도산으로 가압류됐던 미지급 출연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그 액수는 두 사람을 합쳐 7억여원에 달한다.
대법원 3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22일 유재석과 김용만이 전 소속사 스톰이엔에프(이하 스톰)의 채권자인 정부 및 케이앤피창업투자(전 SKM인베스트먼트) 상대로 낸 공탁금 출금청구권 소송에 대해 '원고 승소' 취지로 서울고법에 파기환송했다. 이로써 두 사람에겐 미지급 출연료를 돌려받을 길이 열렸다.
유재석과 김용만이 '출연계약 당사자'임을 인정받은 근거는 이들이 소속사와의 교섭력에서 우위에 있는 '유명 연예인'이라는 점이다. 이들의 인지도가 매우 높고, 그 재능이나 인지도 면에서 타인의 대리 출연이 동일한 효과를 가질 수 없다는 게 대법원의 판단이다.
대법원은 "원고들과 같은 (유명)연예인은 어떤 프로그램에 어떤 조건으로 출연할 것인지의 여부를 기획사가 아닌 연예인 스스로 결정하는 게 통상적인 모습"이라며 "방송 3사는 원고들의 소속사가 아닌 연예인 본인과 출연계약을 체결하고, 소속사는 방송사와 연예인 사이에서 출연계약 체결 및 출연료 수령행위를 '대행'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스톰이 경영난에 빠지면서 유재석은 2010년 6월부터 9월까지의 출연료 총 6억907만원, 김용만은 2010년 6월부터 7월까지의 출연료 9678만원을 받지 못했다. 유재석은 2010년 10월 스톰과의 전속계약을 해지했지만, 스톰의 채권자들은 해당 출연료 채권에 가압류를 신청했다. 이에 따라 방송사는 해당 출연료를 법원에 공탁했다. 두 연예인과 소속사 스톰, 스톰의 채권자 중 해당 금액을 지급할 대상을 알수 없었기 때문이다.
유재석과 김용만은 소속사 스톰과의 소송에서 먼저 승소한 뒤, 문제의 출연료를 받을 권리가 당사자들에게 있음을 확인하기 위해 재차 소송에 돌입했다. 지난 1·2심은 "원고(연예인)들이 프로그램에 대한 계약 당사자 또는 그 권리·의무를 부담하는 주체라고 인정받기엔 부족하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이날 대법원은 "유명 연예인의 경우 계약 당사자는 연예인 본인인 만큼 출연료 채권은 원고들에게 귀속된다"고 유재석과 김용만의 손을 들어줬다. 이들이 설령 기획사에 소속돼 형식상 기획사와 방송사간의 출연 계약이 체결되고 출연료가 기획사에 지급됐더라도 실질적인 방송프로그램 출연계약의 당사자는 연예인이라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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