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이 오지 않는다면, 우리가 찾아가면 된다.'
KBL은 지난 2016~2017시즌 때 처음으로 지방에서 올스타전을 열었다. KT 홈구장인 부산사직체육관에서 개최된 올스타전은 팬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1박2일 패키지로 올스타 선수들과 함께 KTX를 타고 내려가 같이 호흡하며 올스타전까지 관람한다는 신선한 발상에 팬들은 즐거워했다. 농구 팬들에게 올스타전이 그저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즐기는 것'도 될 수 있다는 콘셉트를 심어준 계기였다.
2년이 지나 이 콘셉트가 다시 등장했다. 이번에는 '농구 도시'로 불리는 창원이었다. 역시 마찬가지로 팬들이 올스타 선수들과 서울에서 함께 전날 KTX를 타고 내려와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 뒤 본 경기를 관람하고 서울로 올라오는 방식. 그러나 2년 전에 비해 팬과 교류하는 프로그램의 내용이 한층 더 풍성해졌다. KBL의 진행 능력도 훨씬 더 원활하게 발전했음은 물론이다.
올스타 선수들도 미니 운동회로 진행된 팬사랑 페스티벌이나 거리 행사인 무빙 올스타 행사로 전날부터 분위기를 달궜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숙소에 돌아와서도 올스타전 때 진행할 플래시몹이나 입장 퍼포먼스 연습에 밤 늦게까지 시간을 할애했다. 과거 일부 올스타 선수들은 서울 등지에서 올스타전이 예정되면 전날 오랜만에 편한 마음으로 동료들과 술판을 기울인 적이 많았는데, 이번 창원 올스타전에서는 그런 모습이 전혀 없었다. 잘 모르는 지방이라는 점 말고도 여러 팬 서비스 준비 때문에 개인적인 유흥의 시간을 보낼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는 이런 노력들이 팬들의 열광을 이끌어냈다. 이날 올스타전을 관람한 팬들의 얼굴에는 기쁨의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올스타 선수들이 팬들을 즐겁게 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는 걸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감동 포인트가 발생한다. 그런데 감동은 전염성이 강하다. 올스타전을 통해 큰 감동을 받았다는 선수들이 많았다. LG 김종규는 "무빙 올스타 때 비가 오는데도 선수와 사진 한번 찍으려고 기다려주신 팬들을 보고 너무나 큰 감동을 받았다. 내가 정말 잘 해야겠구나 하는 깨달음이 있었다"고 밝혔다.
결국 이번 올스타전의 최대 성과는 여기서 발견할 수 있다. 팬의 발길이 줄어들었다고 푸념할 게 아니라 팬들이 오게 만들면 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수든 구단이든, KBL이든 더 적극적으로 팬들을 찾아 나아가야 한다. 올스타전에서 구체적인 방안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