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월 중순도 끝자락이다.
해를 넘기면 결론이 날 것 같던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은 여전히 꽁꽁 얼어붙어 있다. 11명의 FA들은 각각 구단과 협상에 나섰지만, 여전히 평행선만을 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계약기간에 합의하고도 세부 조건을 맞추지 못해 도장을 찍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결론을 내야 할 시기. 본격적인 새 시즌 준비가 눈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KBO리그 10개 구단들은 오는 30~31일 스프링캠프를 위해 출국길에 오른다. 계약이 이뤄지지 않은 FA선수들은 제외다. 협상이 마무리 되기 전까지는 계약 관계가 없는 '비선수'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비시즌기간 개인 훈련을 통해 몸을 만든다. 곧바로 주전경쟁이 펼쳐지는 스프링캠프 합류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FA선수 대부분 팀내에서 일정 역할을 하는 자원들이라는 점에서 경쟁에서의 어려움은 크지 않다. 하지만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며 실전 감각을 끌어 올리는 스프링캠프 합류가 늦어질수록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구단들은 느긋하다. 협상 테이블에서 제시한 조건에서 큰 변화가 없다. 베테랑 선수들의 가치는 인정하면서도 다년 계약에 대해서는 여전히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협상이 길어지더라도 원칙대로 결론을 내겠다는게 대부분의 분위기다.
이 와중에 일부 대리인들은 협상에 발목을 잡는 모습이 감지된다. '여러 구단의 제의를 받고 있다'는 등 불필요한 언론플레이로 구단을 자극하며 선수의 뜻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협상을 끌고 가고 있는 것. 야구계의 한 관계자는 "몸값높이기 전략은 이해하지만, 시장분위기와 동떨어진 행보가 가져올 손해는 결국 선수의 몫"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현재까지 상황과 분위기를 보면 11명의 FA들이 1월 내에 모두 도장을 찍을진 불투명하다. 스프링캠프 출발 뒤에 열리는 협상 테이블에서 결론을 낼 수도 있지만, 늦은 캠프 합류가 결국 부진으로 연결되는 예가 허다했다는 점에서 부담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