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다비(아랍에미리트)=박찬준 기자]손흥민(토트넘)의 가세만으로도 확 달라졌다. 완전체는 얼마나 더 위력적일까.
한국은 16일(한국시각) 중국을 2대0으로 꺾고 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손흥민 효과를 톡톡히 봤다. 14일 대표팀에 합류한 '캡틴' 손흥민은 단 2일만에 팀을 바꿨다. 지난 두 경기에서 다소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던 벤투호는 손흥민이 가세한 후 한층 안정적이고, 날카롭게 변했다.
사실 벤투호는 그동안 정상이 아니었다. 23명 전체가 모이기도 힘들었다. 일단 '에이스' 손흥민이 없었고, 크고 작은 부상자가 속출했다. '중원의 핵' 기성용(뉴캐슬)은 오른 햄스트링을, '2선의 만능키' 이재성(홀슈타인 킬)은 오른 엄지 발가락을 다쳤다. 둘은 키르기스스탄, 중국전에 나서지 못했다. 이밖에 정승현(가시마) 권경원(톈진 텐하이)도 허벅지 통증으로 제대로 훈련을 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경고누적자까지 발생했다. 부동의 오른쪽 윙백 이 용(전북)은 중국전에 뛰지 못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애초 구상한 멤버를 꾸리지 못했다.
벤투호는 조1위로 16강에 오르며 6일의 준비기간을 손에 넣었다. 팀을 정비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다. 결장자들도 속속 복귀할 전망이다. 그라운드 훈련에 복귀한 기성용은 무난한 재활과정을 보내며 16강부터 출전이 유력하고, 이 용도 돌아온다. 이재성은 8강부터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혹사 논란에 시달리는 손흥민이 쉴 수 있다. 토너먼트부터는 '완전체 벤투호'를 볼 수 있다.
이번 아시안컵에 나선 벤투호는 지난 평가전들과는 조금은 다른 모습이었다. 물론 상대가 내려선탓에 특유의 지배하고, 통제하는 축구가 잘 먹혀들어가지 않은 것도 있지만, 그보다 벤투호 스스로의 완성도가 떨어진 부분이 컸다. 특히 마무리에서 아쉬움이 컸다. 전체적인 틀은 예전과 비슷하게 유지됐지만, 마지막 슈팅 기회를 만드는 세밀함과 날카로움이 부족했다. 이런 차이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에이스'가 만든다. 손흥민의 합류와 기성용의 복귀는 벤투호에 천군만마가 될 수 있다. 1, 2차전에서 다소 고립됐던 원톱 황의조(감바오사카)는 손흥민과 함께하며 펄펄 날았다.
다양한 전술변화도 가능해진다. 기성용이 3선에 복귀할 경우, 황인범(대전)은 보다 다양한 위치에서 기용될 수 있다. 실제 벤투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황인범을 수비형 미드필더,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왼쪽 윙어 자리에 넣은 바 있다. 2선의 어디든 뛸 수 있는 이재성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선발로도 뛸 수 있고, 아니면 지금 벤투호에 부족한 특급 조커가 될 수도 있다.
초반 위기를 넘기니 조금씩 햇살이 비추고 있다. 완전체는 59년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벤투호의 마지막 퍼즐이다.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