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세이셔널' 손흥민(토트넘)의 광폭 행보에 전 세계가 주목했다.
손흥민은 지난 16일 밤(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알 나얀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의 2019 아시안컵 조별리그 3차전에 4-2-3-1라인의 2선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빼어난 활약으로 한국의 2대0 완승을 이끌어냈다.
이날 한국이 기록한 2골이 모두 손흥민의 발끝으로부터 비롯됐다. 전반 14분에는 중국 페널티 지역에서 수비수 2명을 제치는 과정에서 다리를 걷어차여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이걸 황의조가 깔끔하게 성공해 선취골을 기록했다. 이어 손흥민은 1-0으로 앞선 후반 6분에 코너 키커로 나서 김민재의 헤딩 슛에 도움을 줬다. 손흥민이 올린 공은 정확히 김민재의 머리에 맞고 골이 됐다.
손흥민 한 명이 가세했을 뿐인데, 벤투호의 전술이나 움직임은 이전과는 눈에 띄게 달라져 있었다. 왜 그토록 손흥민의 대표팀 합류가 큰 이슈였는지 중국전을 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이런 손흥민의 활약에 전세계 언론이 주목했다.
그간 계속 자극적인 기사를 전하던 중국 언론도 이제는 손흥민의 실력을 인정하고 체념하는 듯 한 분위기다. 중국 시나스포츠는 17일 "한 번도 지지 않았던 중국이 우레이의 부상 이탈 등으로 인해 한국과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패했다. (한국의) 손흥민은 페널티킥 유도와 어시스트 1개로 맹활약했다"고 담담하게 전했다. 이어 "손흥민은 프리미이리그 경기를 마친 뒤 곧바로 아랍에미리트(UAE)로 넘어와 경기에 나섰지만, 피곤한 기색없이 좋은 플레이를 펼쳤다"고 찬사를 보냈다.
반면 유럽 매체는 손흥민의 연이은 경기 출전에 대해 우려하는 기색이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토트넘의 스타 손흥민이 한국의 중국전 승리를 이끌며 아시안컵을 시작했다"면서 "토트넘의 윙어가 중한국이 중국을 2대0으로 이기는 데 치명적인 역할을 했다"고 그의 활약상을 상세히 전했다. 그러면서 이 매체는 "만약 한국이 아시안컵 결승까지 오르게 된다면 손흥민은 소속팀 토트넘의 경기 일정에서 최대 5경기 정도 빠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토트넘 팬들은 이 기사의 댓글을 통해 여러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크게 두 가지 방향인데, 하나는 토트넘을 향해 '왜 그런 곳까지 보냈는가. 붙잡았어야 했다'는 의견이고, 다른 하나는 '건강하게 뛰다가 빨리 돌아오라'는 내용이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