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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현, 호주오픈 1회전 극적 역전승...살아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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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테니스 간판 정 현이 호주오픈 1회전을 대역전승으로 통과했다.

정 현은 15일 호주 멜버른파크 8번코트에서 열린 시즌 첫 메이저 대회, 호주오픈 남자단식 본선 1회전에서 세트스코어 3대2 극적은 역전승을 일궈냈다. 첫 두세트를 모두 내주며 패색이 짙었던 정 현은 이어진 3개의 세트를 내리 가져오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세계랭킹 25위의 정 현이기에, 78위인 1회전 상대 브래드리 클란(미국)은 크게 부담스러운 상대가 아닐 수 있었다. 하지만 정 현은 호주오픈을 앞두고 출전한 이번 시즌 2개의 ATP 투어 대회에서 매우 부진한 모습을 보여 1회전 통과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1세트 두 선수는 팽팽한 모습을 보였다. 정 현은 특유의 안정적인 스트로크로 서브게임을 지켰고, 클란은 200km가 넘는 강서브로 맞섰다. 하지만 마지막 마무리에서 정 현이 웃지 못했다. 최근 부진에 꼭 승리해야겠다는 부담감 때문인지 정 현은 1세트와 2세트 모두 타이브레이크 접전 끝에 6-7로 패하고 말았다. 두 번의 타이브레이크 모두 5점을 내는 데 그쳤다.

그러나 3세트부터 반전이 일어났다. 정 현이 연속으로 클란의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 하며 앞서나갔다. 클란은 허리쪽에 문제가 있는 듯 치료를 받았다. 이후 경기 흐름이 급격하게 정 현쪽으로 흘러왔다. 3세트를 6-3으로 손쉽게 따낸 정 현은 기세를 몰아 4세트도 6-2로 가져왔다. 마지막 5세트는 클란의 저항이 강했지만, 이미 분위기는 정 현쪽이었다. 6-4 승리로 세트스코어 3대2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사실 첫 두 세트도 정 현이 충분히 가져올 수 있었다. 상대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지만, 고비를 넘지 못하며 무너졌다. 강력한 서브 외에 다른 무기가 없었던 클란을 초반 압도하지 못한 것도 아쉬웠다. 냉정하게 볼 때, 갑작스럽게 클란이 허리와 허벅지쪽 통증을 호소한 것도 정 현에게는 행운이었다.

하지만 그 어떤 경기보다 심적 부담이 컸을 경기를, 극적인 역전승으로 마무리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지난해 호주오픈 4강 신화 이후 여러 잔부상에 발목이 잡히며 이렇다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올시즌 출발도 매우 좋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호주오픈 4강 신화 재현을 기대했다. 상대가 누구든 1회전 결과가 중요했다. 이날 승리로 정 현은 마음의 짐을 덜고 2회전에 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 현은 17일 세계 55위 피에르위그 에르베르(프랑스)와 2회전 경기를 치른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