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역대 최소 승수 사이영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은 뉴욕 메츠 제이콥 디그롬(31)이 대폭적인 연봉 인상을 기록했다.
ESPN은 13일(한국시각)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주인공 디그롬이 뉴욕 메츠 구단과 1년 1700만달러에 계약에 합의했다'면서 '지난해 740만달러에서 960만달러가 인상됐는데 이는 연봉조정 자격을 갖춘 선수들 가운데 역대 최고의 인상폭 기록이다'고 전했다.
디그롬과 메츠 구단은 연봉조정을 위한 첫 단계인 금액 교환을 앞두고 합의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디그롬의 인상폭은 같은 날 보스턴 레드삭스와 1년 2000만달러에 계약한 외야수 무키 베츠의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지난해 1050만달러의 연봉을 받은 베츠는 950만달러가 올랐다.
이로써 메츠는 이번에 연봉조정을 신청할 수 있는 선수 6명과의 계약을 모두 마무리해 홀가분한 분위기로 2월 스프링캠프를 맞을 수 있게 됐다. 디그롬에 앞서 노아 신더가드(600만달러), 잭 휠러(597만5000달러), 스티븐 마츠(262만5000달러), 마이클 콘포토(402만5000달러), 트래비스 디아노드(351만5000달러)가 올시즌 연봉 계약을 마쳤다.
풀타임 메이저리그 4시즌을 마친 디그롬은 올시즌과 내년 시즌을 정상적으로 마치면 6시즌을 채워 생애 첫 FA 자격을 획득한다. 이 때문에 디그롬과 메츠 구단이 올시즌을 앞두고 새로운 장기계약을 맺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번 오프시즌서 새롭게 부임한 메츠의 브로디 밴 와그넨 단장은 과거 디그롬의 에이전트로 일한 바 있다. 그는 최근 "이해관계의 갈등 소지를 피하기 위해 디그롬과 관련한 협상에는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구단 실무 최고 책임자가 에이스 선발투수의 협상 과정에서 빠진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디그롬은 지난해 32경기에 선발등판해 10승9패, 평균자책점 1.70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메이저리그 전체 1위이며, 2000년 이후로는 두 번째로 좋은 수치다. 217이닝, 269탈삼진, WHIP(이닝당 출루허용) 0.91은 각각 리그 2위였다. 특히 디그롬은 지난 4월 중순부터 29경기 연속 3자책점 이하를 이어갔는데, 이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장 기록이며 여전히 진행중이다.
주목할 것은 그가 거둔 10승은 역대 사이영상 선발투수들 가운데 최소 기록이라는 점이다. 종전 기록은 2003년 시애틀 매리너스 펠릭스 에르난데스가 기록한 13승(12패)이다. 올시즌 메츠는 득점 부문서 리그 12위에 그쳤고, 약한 타선 탓에 승률 0.475(77승85패)로 동부지구 4위에 머물렀다. 디그롬의 득점 지원은 3.5점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2010년 드래프트는 9라운드에서 메츠의 지명을 받고 입단한 2014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통산 139경기에서 55승41패, 평균자책점 2.67을 올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