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력에서 우위를 점한 울버햄튼이 대어를 낚았다. EPL 리그 1위 리버풀을 탈락시키며 FA컵 16강에 올랐다.
울버햄튼은 8일 새벽(한국시각) 홈구장인 영국 울버햄튼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리버풀을 상대로 2018~19 시즌 잉글랜드 FA컵 64강전을 치렀다. 홈에서 치른 이 경기에서 울버햄튼은 2대1로 승리하며 리버풀을 제물 삼아 16강에 올랐다. 현재 영국 프리미어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리버풀의 콧대를 완전히 누른 것. 이 패배로 리버풀은 EPL 맨시티전에 이어 최근 공식전 2연패를 기록하게 됐다.
울버튼은 홈경기에서 총력을 집중했고, 리버풀은 너무 여유가 넘쳤다. 여기서 승패의 분수령이 발생했다. 리버풀은 이날 주전 골키퍼 알리송을 아예 출전 명단에서 뺐고, 살라와 피르미누 마네 등 간판 선수들을 벤치에 남겨뒀다. 갖고 있는 힘의 70% 정도만 쓰겠다는 방침으로 보일 수 있다. 게다가 전반 6분에 로브렌이 부상을 당하며 초반 분위기가 어두워졌다.
공방 속에 펼쳐진 전반전은 팽팽했다. 그러나 38분에 울버햄튼의 라울 히메네즈가 첫 골을 터트렸다. 리버풀의 허술한 패스가 역습의 빌미가 됐다. 센터 서클 부근 공격 진영에서 나온 리버풀의 패스를 디오고 호타가 가로 채 앞으로 달리는 히메네즈에게 정확히 찔러줬다. 히메네즈는 중앙선 부근부터 무인지경으로 빠르게 치고 올라와 페널티 에이리어 코너에서 강력한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기습적으로 선취골을 내준 리버풀은 동점을 위해 공격의 피치를 올렸으나 결국 0-1로 뒤진 채 전반을 마쳤다.
그러나 후반 시작 후 불과 6분 만에 만회골이 터지며 리버풀이 힘을 냈다. 오리기가 아크 정면에서 골을 터트리며 승부를 1-1로 맞췄다. 흐름이 리버풀 쪽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흐름은 오래가지 못했다. 동점 골이 터진 지 불과 5분 만에 울버햄튼이 다시 결승점을 뽑은 것. 후반 11분에 네베스가 페널티 에이리어 밖에서 기습적으로 슛을 날렸다. 회전이 거의 걸리지 않은 공은 골대 코너 쪽으로 날아오다 뚝 떨어지며 골키퍼를 꼼짝 못하게 만들었다.
다급해진 리버풀은 살라와 피루미누를 투입하며 뒤늦게 총력을 기울였으나 시간이 부족했고, 운도 따르지 않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