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SC현장] "무기는 고음"…3년만에 돌아온 엠씨더맥스의 겨울왕국(ft.린)(종합)

by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엠씨더맥스가 3년 만에 돌아왔다.

엠씨더맥스는 2일 오후 6시 정규 9집 '써큘러(Circular)'를 공개, 음악팬들과 만난다. 이들의 새 앨범은 2016년 8집 이후 3년 만이다. 오랜 공백이 있었던 만큼, 엠씨더맥스의 새 음악에 대한 팬들의 기대는 높다. 그도 그럴 것이 엠씨더맥스는 2000년 1집 '딜리트'로 데뷔한 뒤 '잠시만 안녕' '사랑의 시' '별' '행복하지 말아요' 등 발표하는 곡마다 대히트를 기록해왔던 팀이기 때문이다. 음악적으로는 단 한번도 대중을 실망시킨 적 없었던 만큼, 이번에는 또 어떤 감성으로 한겨울 씁쓸한 외로움을 터치할지 기대와 관심이 쏠린 것.

2일 오후 4시 서울 강남구 청담동 일지아트홀에서 진행된 음감회에서 이수가 "3년 간 앨범과 공연 준비를 했다. 보다 많은 것을 담고 싶다 보니 준비 기간이 길어지게 됐다"고 밝힌 것처럼 이번 정규 9집에는 엠씨더맥스만의 비장할 만큼 애절하고, 쓰라린 이별 감성과 기타 삶에 대한 고찰을 담은 10곡이 담겼다.

음감회의 시작을 알린 곡은 '써큘러OP.1'과 '써큘러OP.2'였다. 이수는 "사실 조와 가사가 달라져서 트랙을 나누긴 했지만 원래는 한 곡으로 시작했다. 첫 번째는 균열을, 두 번째는 회복을 담았다. 가사를 곡에 잘 녹이기 위해 고민 많이 했다. 가사를 중점적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써큘러'는 광활한 얼음 대지 위 원형으로 이뤄진 순환적 구조의 빙하균열을 상상하며 착안한 타이틀이다. 불완전을 뜻하는 균열이 메워지며 원활하게 순환되는 것처럼 살아가고 사랑하며 생기는 여러 감정의 상처와 회복을 표현한다. 타이틀곡 '넘쳐흘러'는 애절한 이별 후 되돌릴 수 없이 멀어진 연인을 그리워하지만 깊게 남은 상처가 괴로워 붙잡을 수 없는 슬픔을 노래했다. 가장 인상적인 건 노래 전반을 지배하는 고음이다. 일반적인 남성이라면 엄두조차 낼 수 없을 만큼 상당한 고음으로 숨 가쁘게 달린다. 이쯤되면 노래방 도전 불가 곡이라 할 수 있을 듯 하다.

이수는 "'써큘러'는 좀더 매니악 하고 '넘쳐흘러'가 이제까지 엠씨더맥스의 음악을 좋아해주셨던 분들이 더 즐기실 수 있을 것 같았다. 앨범은 우리가 누리는 호사다. 노래도 본인이 잘 부를 수 있는 선에서 하는 게 가장 멋있는 것 같다"며 "우리 노래가 노래방에서 많이 부르지 않나. 시작 전에 마이너스 키를 두번 정도 누르면 즐겁게 노래하실 수 있다. 죄송하다"고 눙쳤다.

이어 "사랑은 개인이 처한 상황과 별개로 항상 함께하는 거라 생각한다. 슬플 때도 기쁠 때도, 사랑할 수 없는 환경에서도 사랑을 하고 있다. 모든 것들에 깃든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내 가장 큰 무기인 고음을 쓰고 있다. 어떤 감정이 지나치게 흐르다 보면 그것을 초월하는 지점이 생긴다고 믿는다. 그것을 계속 발견하고 부르고 표현하고자 하는 게 최종적인 목표다. 계속해서 그런 곡들을 발표한다"며 "고음 위주의 곡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트랙을 살펴보시면 그렇게 내지리는 표현 말고 좀더 정제된 감정도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4대 보컬 '김.나.박.이' 중 한명으로 꼽히는 것에 대해서는 "각자 좋아하고 선호하는 아티스트를 찾아 듣는 게 좋다. 팬분들이 이것 때문에 의견이 분분하고 다투는 걸로 알고 있는데 각자 좋아하는 걸 들으시면 된다고 본다. 감사하면서도 부끄럽다"고 전했다.

아내 린에 대해서는 "너무 큰 도움을 받았다. 나는 보컬이고, 린도 뛰어난 세계 최고의 보컬이다. 보컬 디렉팅과 에디팅에 전반적으로 관여했다. 함께 만든 앨범이다. 같이 듣고 모니터하고 작업하며 많이 들었기 때문에 굉장히 좋아하고 응원해줬다"고 밝혔다.

윤재웅은 "이수 형은 남자 음역대와 여자 음역대의 중간에 있다. 그래서 음악에 고음이 많은 편이다. 의도적으로 그러는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사계(하루살이)', '시간을 견디면', '그걸로 나는 충분해요', '너의 목소리가 들려', '물그림', '가', '에-오(Eh-O!)' 등 이번 앨범에 수록된 10곡이 차례로 이어졌다.

프로듀싱을 맡은 이수는 "3년 간 앨범과 공연 준비를 했다. 아무래도 우리가 활동을 주로 겨울에 하다 보니 '겨울은 엠씨더맥스'라고 해주시는 것 같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감사하게도 첫 목표보다 추가해서 12개 도시 공연을 하게 됐다. 많은 분들이 성원 보내주신 덕분에 공연을 잘 진행하고 있다. 우리가 인지하든 못하든 발 밑에서 어떤 것들이 계속 순화하고 있다. 순환의 고리가 끊긴 것이 상처이고, 그것을 메워주면서 원활하게 순환하게 된다고 생각했다. 사랑하며 생긴 상처와 균열을 메워주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써큘러'라는 제목을 짓게 됐다. 계속 연습실에서 살았다. 그러다 보니 테이크가 많았고 수정 작업이 많아졌다. 만드는 과정이 괴로워도 들어주시는 분들이 계시다고 생각하면 힘이 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수록곡 '에-오'와 '그걸로 나는 충분해요'를 만든 윤재웅은 "우리도 '봄여름가을 엠씨더맥스'라고 생각하고 노래를 만들고 부담도 크다. '에-오'는 그런 걸 내려놓고 다 같이 즐기고 싶어서 만든 곡이다. 원래 나도 이수형도 댄스곡을 좋아한다. 이제 나이가 38세가 됐다. 형들은 결혼하고 나는 결혼을 안했고 일에 매진하려고 마음을 먹다 보니 사랑이라는 게 그리워졌다. 그리움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곡이 '그걸로 나는 충분해요'다"라고 말했다.

이번 앨범의 가장 큰 차별점은 기존의 엠씨더맥스 음악보다 연주에 좀더 비중을 실었다는 점이다. 이수는 "그동안 밸런스가 보컬에 치중돼 있었다. 이번엔 악기 소리도 잘 들릴 수 있도록 후반 작업에도 공을 들였다. 연차가 차다 보니 음악에서 들어가고 빠져야 할 자리가 정리되는 것 같다"고, 전민혁은 "겨울에 어울리는 노래도 많이 하고 공연시기가 겨울과 겹쳤다. 겨울이 되면 따뜻해지고 싶은 느낌 때문에 우리 노래를 들으러 와주시는 것 같다. 우리가 항상 정규 앨범을 발표하다 보니 음악 방송에 맞춘 곡 길이를 탈피할 수 있어서 연주하며 즐거웠다. 색다른 모습 보여 드릴 수 있지 않나 싶다. 작곡 공부를 뒤늦게 시작했다. 단순히 연주 하나를 노트한 게 아니라 연주의 테마가 과연 어떻게 하면 더 매끄럽고 부각돼서 노래와 연주 모두 힘을 줄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윤재웅은 "곡이 나오는 시기는 아무도 알 수 없는 것 같다. 매번 앨범을 낼 때마다 느끼는 거다. 앨범이 한장씩 늘어날수록 우리가 잘하는 분야에서 개인적으로 치고 빠져야 할 때를 조금씩 더 잘 알고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엠씨더맥스도 벌써 데뷔 19년, 중견 밴드가 됐다. 이들이 이렇게 오랜 기간 팀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이수는 "셋이 전혀 다른 사람이다. 같지 않은 것이 오래갈 수 있는 비결이다. 구성원이 세 명이기 때문에 여러가지 음악을 들려드릴 수 있다는 생각도 한다"고 밝혔다.

엠씨더맥스는 이번 정규 9집 발매 전후로 전국투어 공연을 이어간다. 부산과 대구 광주 전주 울산과 추가로 오픈한 수원과 성남 고양 창원 제주까지. 3월까지 공연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수는 "우리가 앨범 내고 공연하는 것 외에는 일체 활동을 하고 있지 않아서 팬분들의 갈증이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20대 때 방송을 많이 할 때는 밴드니까 앨범 내고 공연만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입이 방정이다. 정말 그렇게 됐다. 이게 나쁘다는 건 아니다. 다만 팬분들의 갈증을 풀기 위한 방법을 생각 중이다. 사인회도 생각하고 있고 팬분들과의 접점을 늘려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