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의 2018년, 아쉬움이 컸지만 희망도 적지 않았던 한 해다.
위기의 순간마다 '깜짝 활약'이 펼쳐졌다. 마운드에서는 노경은, 오현택, 구승민, 진명호 등 큰 기대 없이 시즌을 출발했던 선수들이 맹활약 했다. 타선에선 안중열, 전병우, 정 훈이 부상-부진을 털고 힘을 보태면서 후반기 막판까지 팀이 5강 싸움을 펼치는데 기여했다. 비록 롯데는 정규시즌을 7위로 마감하면서 가을야구행에 실패했지만, 어려움을 이겨내고 1군 선수단에 힘을 보탠 이들의 활약은 한줄기 빛이었다.
새 시즌 롯데는 양상문 감독 체제로 전환하면서 내부 육성을 강조하고 있다. 양 감독은 마무리캠프부터 '무한 경쟁'을 강조하면서 1군 뎁스 강화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가오는 2월 스프링캠프부터 지난해 가능성을 보였던 선수들을 합류시켜 내부 경쟁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투수 김건국(31)은 선발진에서의 활약이 기대되는 자원이다. 지난해 9월 확장엔트리로 1군에 진입한 김건국은 10월 13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 첫 선발 등판해 5이닝 6안타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생애 첫 승을 따냈다. 앞선 네 차례 구원 등판에서도 호투하는 등 부상의 후유증을 완전히 떨쳐낸 모습. 김건국은 김원중, 윤성빈, 송승준, 정성종과 함께 4~5 선발 자리에서 각축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급 신인' 서준원(19)의 활약상도 관심사다. 우완 잠수함 투수인 서준원은 고교 시절 직구 최고 구속 153㎞을 찍으며 롯데 팬들을 흥분시켰다. 신인드래프트 1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서준원은 이후 청소년 대표팀 일본전에 등판해 인상적인 투구를 펼치기도 했다. 한국 뿐만 아니라 일본 팬들 사이에서도 '제2의 임창용'으로 불렸을 정도. 서준원이 높은 프로의 벽을 뚫고 1군 진입에 성공한다면 롯데 불펜의 힘은 한층 강력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선발 경쟁군으로 분류되는 정성종, 지난해 마무리캠프에서 양 감독으로부터 호평을 받은 차재용, 한승혁의 활약도 기대해 볼 만하다.
야수진 중에서 지난해 롯데의 최대 문제점으로 지적된 포수진의 김준태(25)를 눈여겨 볼 만하다. 지난 2013년 데뷔 후 강민호(현 삼성 라이온즈)의 백업 자원으로 기대를 모았던 그는 지난해 군복무를 마치고 마무리캠프부터 주전경쟁을 시작했다. 오른쪽 팔꿈치 내측 측부 인대 수술의 여파, 지난해 후반기 맹활약한 강력한 경쟁자 안중열의 존재감이 상당하다. 하지만 군 입대 전 공-수 양면에서 보여준 가능성은 깜짝 활약에 대한 기대감을 충분히 가질 만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