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중반 최대의 관전포인트가 될 것 같던 '중위권 대격전'이 예상보다 싱겁게 끝날 듯 하다. 4개 팀들이 팽팽하게 붙어줘야 하는 데 벌써 한쪽 귀퉁이가 헐거워졌기 때문이다. 한때 4위부터 7위까지 4개 팀이 1경기 이내 승차에 촘촘히 몰려 있었는데, 이 간격이 다시 벌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창원 LG가 경쟁에서 점점 이탈하고 있기 때문이다.
LG는 지난 12월31일부터 1월1일에 걸쳐 창원 홈구장에서 열린 '농구영신' 매치에서 부산 KT에 졌다. KBL의 기획력과 홈구단 프런트의 노력 덕분에 이날 매치가 좀처럼 보기 드문 흥행 대박으로 이어졌는데, 이런 분위기와는 달리 LG 농구는 볼 게 없었다. 이날 70대79로 졌는데, 1쿼터 시작 직후를 빼고는 계속 KT에 끌려가기만 했기 때문이다. 속공과 필드골 성공률 어시스트 등에서 LG는 KT에 뒤졌다.
리바운드는 5개 더 따냈지만, 이렇게 잡아낸 리바운드가 후속 효과를 내지 못했다. 보통은 수비 리바운드는 빠른 속공으로 이어질 때 빛을 발하는 데 LG는 수비 리바운드에서는 오히려 19-27로 뒤졌고, 세컨드 공격으로 이어져야 할 공격 리바운드는 18-8로 더 앞섰지만, 득점과 이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나 이날 LG의 프리드로 성공률은 불과 47%에 그쳤다. 17개 중에 8개밖에 성공하지 못했다. 여기서 조금만 성공률을 높였더라도 한층 더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됐을 것이다. 제임스 메이스가 13개 중 8개나 놓쳤다. 또한 메이스와 조쉬 그레이에게만 편중돼 있는 공격 패턴도 문제다. 이 두 선수가 잘 해줘야 겨우 본전인데, 이들이 부진하면 한 마디로 답이 없는 경기가 된다. 메이스의 형편없는 자유투 성공률(38%)에 그레이의 3점슛 난사 실패(4개 시도 0개 성공)가 어우러진 KT전을 보면 알 수 있다.
문제는 이런 LG의 침체가 요 며칠 사이에 발생한 게 아니라는 데 있다. 1~2라운드에서 잠시 선전했지만, 3라운드 들어 전력의 약점이 점점 크게 노출되고 있다. 결국 LG는 최근 3연패에 빠져버렸다. 5위 전주 KCC와 6위 원주 DB가 각각 3연승과 5연승으로 치고 올라가는 상황에 맞이한 3연패는 너무나 치명적이다. 7위로 떨어진 LG가 반전의 실마리를 찾아내지 못하면 이대로 영영 중위권 격전지에서 멀어져 버릴 수도 있다. 현 상황에서 당장 전술적인 변화가 어렵다면 선수간의 팀워크라도 다시 살려야 할 판이다. 과연 LG가 다시 6강 안쪽으로 재진입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