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관중 규모는 최근 3년 연속 800만명대를 유지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807만3742명을 기록, 역대 최다 관중을 마크한 2017년의 840만688명에서 3.9%가 줄었다. 내부적으로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 과정, 일부 구단들의 규정 위반, 선수들의 사생활 논란 등 악재가 많았다. 외부적으로도 러시아월드컵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의 영향이 작지 않았다.
KBO는 오는 2월 중순 각 구단의 자료를 취합해 올시즌 목표 관중수를 발표할 계획이다. 역대 최다인 850만명대를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올시즌에는 특히 올림픽, 축구 월드컵, 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외부 변수가 없다. 지난해처럼 내부적 논란 요소를 잠재우고 마케팅 전략을 세련화시킨다면 흥행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BO와 각 구단의 실행 의지에 달려 있다. KBO 정운찬 총재는 신년사를 통해 "클린베이스볼 확립, 제도 개선, 아마추어와 유소년 야구 지원 등을 통해 900만 관중 시대를 열기 위한 양질의 성장 동력을 쌓겠다"고 선언했다.
뭐니뭐니해도 팬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수준 높은 경기력과 팬서비스를 다양화하는 마케팅 노력이 어우러져야 한다. 올해는 시즌 관중 100만명 동원을 현실적 목표로 잡는 구단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관중 100만명대를 올린 구단은 두산 베어스(111만2066명), LG 트윈스(110만8677명), SK 와이번스(103만7211명) 등 3개였다. 2017년에는 KIA 타이거즈가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100만명(102만4830명)을 돌파한 것을 비롯해 LG(113만4846명), 두산(109만4829명), 롯데 자이언츠(103만8402명) 등 4팀이 100만명대를 찍었다. 경기당 평균 1만3451명을 기록, 질적으로 역대 최고의 흥행 시즌으로 평가받는 2012년에도 두산, 롯데, SK, LG 등 4개 구단이 100만명대 관중을 동원했다.
올시즌에는 최대 5개 구단이 100만명 이상의 팬들을 끌어모을 계산을 하고 있다. 한 번이이라도 시즌 100만명 동원을 경험했던 LG, 두산, 롯데, SK, KIA가 목표 관중수를 100만명 이상으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구단들의 홈구장 관중 수용 규모는 모두 2만명 이상이다. 이를 위해서는 경기당 평균 1만4000명 정도는 동원해야 한다. 역시 가장 중요한 키는 팀 성적이다.
롯데의 경우 2017년 페넌트레이스 3위에 오르며 2012년 이후 5년만에 관중 100만명대를 회복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중위권 싸움조차 제대로 펴보지 못하고 90만명을 겨우 넘기는 수준에 그쳤다.
LG와 두산은 팬층이 두터워 각각 9년, 10년 연속 100만 관중을 돌파해 올시즌에도 무난하게 이를 넘어설 공산이 크다. 지난해 통산 4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SK도 성적이 중요한 변수다. KIA의 경우 지난해 포스트시즌에 오르기는 했지만, 직전 시즌 통합 우승의 면모를 잃어버리는 바람에 관중 규모가 100만명대에서 80만명대로로 추락, 15.9%나 감소했다.
'엘롯기'로 불리며 전통적으로 핵심 흥행 구단 역할을 해온 LG, 롯데, KIA 뿐만 아니라 SK와 두산도 성적이 관중 동원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다. 덧붙여 2만4000명 규모의 라이온즈파크를 쓰는 삼성 라이온즈도 올해 선전을 펼친다면 100만에 육박하는 관중을 끌어모을 수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삼성은 새 외국인 투수 저스틴 헤일리와 덱 맥과이어 등 새롭게 정비된 마운드가 제 역할을 한다면 순위 싸움을 해볼 만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상 처음으로 5개팀 이상이 관중 100만명을 함께 돌파할 수 있을까. 성적과 마케팅 전략에 달려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