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10개팀의 2019시즌 외국인 선수 구성이 모두 끝났다. 구단별 투수 2명과 야수 1명씩 총 30명의 선수가 2019년 코리안드림을 향해 뛴다.
투수쪽에서 주목해볼 게 있다. 왼손 투수가 줄었다. 2019시즌에 뛰게될 20명의 투수 중 왼손 투수는 단 3명 뿐이다. 5년째 롯데 자이언츠에서 뛰게 된 브룩스 레일리와 한화 이글스가 새롭게 데려온 채드 벨, 넥센 히어로즈의 에릭 요키시 등이다. 나머지 17명은 모두 우완 정통파 투수다.
지난해엔 레일리를 비롯해 펠릭스 듀브론트(롯데), 팻 딘(KIA), 제이슨 휠러(한화), 라이언 피어밴드(KT), 왕웨이중(NC) 등 6명이 뛰었다.
KBO리그에 김재환(두산) 최형우(KIA) 김현수(LG) 등 왼손 강타자가 많다보니 왼손 투수가 많이 필요해지며 외국인 선수를 뽑을 때 왼손 투수를 우선적으로 보는 경우가 많았다.
국내 왼손 투수가 많아진 것도 아닌데 왼손 외국인 투수가 줄어든 이유가 있을까.
일단 2018시즌의 왼손 외국인 투수의 활약이 미미했다. 왼손 투수 중 가장 많은 승리를 챙긴 투수는 레일리로 11승이었다. 피어밴드는 8승에 머물렀고, 100만달러를 받고 와 기대를 모은 듀브론트는 6승(9패)에 그치며 시즌 중반 퇴출됐다. 대만 출신으로 잘생긴 외모와 빠른 공으로 주목받았던 왕웨이중은 부상으로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팻 딘은 2017시즌 우승의 주역으로 재계약에 성공했지만 선발로 단 2승만을 얻는 부진끝에 불펜 투수로 나서야 했다.
2018시즌 잘한 외국인 투수는 죄다 오른손 투수였다. 두산의 세스 후랭코프는 18승으로 다승왕에 올랐고, 린드블럼은 2.88의 평균자책점으로 전체 1위에 올랐다. 한화의 키버스 샘슨은 제구가 불안했지만 빠른 공을 앞세워 13승을 거뒀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왼손 투수는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좋은 왼손 투수를 내주려 하지 않는다. 그 와중에 한국으로 데려온 왼손투수들의 기량이 오른손 투수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 그만큼 시장에 좋은 왼손 투수가 없다는 뜻이 된다.
이번에 새로 온 벨과 요키시도 몸값이 적다. 벨은 총액 60만달러, 요키시는 옵션을 포함해 50만달러에 계약했다. 2019시즌 외국인 투수 몸값 순위로 보면 벨이 19위, 요키시가 20위다. 신입 오른손 투수 대부분이 90∼100만달러에 계약한 것과 큰 차이를 보인다.
2019년에 도전할 3명의 왼손 외국인 투수들이 어떤 결실을 맺을까. '가성비'를 뽐내며 한국야구에 안착한다면 구단들이 다시 왼손 투수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기회가 될 것같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