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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SKY캐슬', 김서형 캐스팅이 신의 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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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JTBC 금토극 'SKY 캐슬'의 신의 한수는 역시 김서형이 아니었을까.

'SKY캐슬'의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29일 방송된 'SKY캐슬'은 12.3%(닐슨코리아, 전국 유료플랫폼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JTBC 드라마 사상 최고 기록이다. 종전의 최고 기록은 '품위있는 그녀'가 기록한 12.1%였다. 'SKY 캐슬'이 이런 신드롬급 인기를 구가할 수 있었던 이유는 역시 배우들의 열연 때문일 터다. 쫀득한 스토리가 염정아 정준호 오나라 등 배우들의 신들린 연기를 만나며 추진력을 얻은 것. 그중에서도 김서형의 활약은 눈이 부실 정도다.

김서형이 연기하는 김주영은 입시 전문 코디네이터이자 모든 사건의 발단이 되는 문제적 인물이다. 박영재 일가의 파국을 주도한 캐릭터이자, 한서진(염정아) 집안으로까지 마수를 뻗쳐 온갖 문제 상황을 만들어내고 있다. 과거도 속내도 알 수 없는 김주영의 미스터리는 이 드라마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예측할 수 없게 만들고, 상황과 만나는 상대에 따라 달라지는 서늘한 두 얼굴은 팽팽한 긴장감을 조성한다.

29일 방송에서는 특히 김주영이 과거 남편 살해 용의자였다는 걸 알게 된 한서진, 그리고 그가 손을 댄 집마다 파탄을 맞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수임(이태란)의 모습이 그려지며 긴장의 끈을 조였다. 그가 왜 가르친 적도 없는 연두를 이용했는지, 자신의 딸 케이를 숨기면서까지 거짓말을 하는 것인지, 출생의 비밀을 쥔 김혜나(김보라)를 한서진의 집에 들이며 한서진을 자극한 이유는 무엇인지, 정말 과거 남편을 살해한 진범인지 등 온갖 미스터리로 점철된 김주영의 행보에 시청자의 관심이 집중된 건 당연한 일이다.

이처럼 모든 문제 상황을 만들어내면서도 철저하게 그 속내를 감추는 김주영에게 생동감을 불어넣는 건 김서형의 카리스마다. 사실 김서형은 워낙 차갑고 강인한 이미지가 강했던 배우였다. 그러나 '아내의 유혹'에서 악녀 신애리 역을 맡으며 그의 이미지는 180도 달라졌다. 고래고래 악을 쓰며 눈을 뒤집는 신애리 연기는 시청자의 뇌리에 강하게 박혔고, 김서형은 대한민국 악녀사에 획을 긋게 됐다. 이후 '샐러리맨 초한지' '기황후' '굿와이프'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줬지만, 시청자에게 '김서형=악녀' 이미지가 쉽게 사라지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이런 김서형이 또 다시 악녀 캐릭터를 맡는다고 했을 때 그가 어떻게 악녀 캐릭터를 새롭게 소화할 것인지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쏠렸다. 그러나 김서형은 '아내의 유혹' 때와는 180도 다른 연기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침착하고 흔들림 없는 강인함, 수험생들의 어두운 마음을 파고 드는 교묘함, 감정이라고는 1g도 느껴지지 않는 차디찬 카리스마로 색다른 악녀 캐릭터를 만들어낸 것. 이제까지 한국 드라마에서 등장했던 악녀들은 김서형이 '아내의 유혹'에서 보여줬던 신애리 캐릭터의 연장선상에 있었던 터라 이렇게 새로운 악녀의 등장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시청자는 김서형의 김주영에게 더더욱 호기심과 흥미를 느끼고 그의 숨겨진 진의를 파악하고자 극에 집중하게 됐다.

모든 배우가 명연기를 펼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김서형을 캐스팅 한 것이 'SKY 캐슬'의 신의 한수라 하는 이유다.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