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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차' 레일리의 겨울나기, 롯데 새 시즌 운명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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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5년차에 접어드는 브룩스 레일리(롯데 자이언츠)는 과연 '초반 징크스'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레일리가 지난 두 시즌 전-후반기 동안 보여준 모습은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2017시즌엔 전반기에 6승7패, 후반기엔 7승 무패를 거뒀다. 6월까지 3승6패에 그치며 2군으로 가는 수모를 겪었고, 복귀 후 첫 경기서 패전 투수가 됐으나 이후 10연승을 달리며 완벽하게 반등에 성공했다. 올해도 '롤러코스터'를 탔다. 전반기에 4승8패에 그쳤던 레일리는 후반기 7승5패로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했다. 팔 각도를 내리는 변화를 택하면서 겨우 반전에 성공했다.

레일리의 전반기 부진을 두고 여러가지 분석이 나왔다. 시즌 초반 침묵을 거듭했던 팀 타선, 그로 인한 빈약한 득점 지원 등이 원인으로 꼽혔다. 그러나 시즌 중반 이후 살아난 지난 두 시즌 간의 모습을 돌아보면 결국 새 시즌 준비 과정에서의 문제가 유력히 지목될 수밖에 없다.

양상문 롯데 감독은 "현재로선 레일리가 1선발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새 외국인 투수 제이크 톰슨의 활약 여부가 아직 베일에 가려 있고, 선발진을 채울 것으로 보이는 노경은-김원중 등 국내 투수들도 1선발감으로 보기는 어렵다. 레일리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하지만 과연 레일리가 1선발에 버금가는 실력을 보여줄 지는 미지수다. 올 시즌 레일리의 평균자책점(4.19)은 4시즌을 통틀어 가장 높았다. 이닝 소화수(178⅓이닝) 역시 180이닝을 돌파했던 지난 2016~2017시즌에 비하면 떨어지는 수치. 이닝당 투구수(17.1개)나 볼넷(54개), 피홈런(24개) 허용수도 지난해보다 늘어났다.

과연 레일리는 새 시즌 '에이스'의 위상에 걸맞는 모습을 보여줄까. 최상의 몸상태를 만들어 팀에 합류하는게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롯데 코칭스태프들은 새 시즌을 앞두고 선수별로 내년 2월 스프링캠프 전까지 과제를 설정해 놓은 상태다. 앞선 네 시즌 동안 KBO리그를 경험한 레일리가 나름의 준비를 할 것으로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하락한 성적 지표를 돌아보면 예년 이상의 노력이 필요한 상태다. 우타자(1할7푼2리)-좌타자(3할6리) 피안타율에서 드러난 좌-우타자 상대 편차, 상위타선에 강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5~8번 타순에서의 피안타율이 2할대 후반으로 높았던 점 모두 기량보다는 심리적인 부분에서의 영향이 컸다고 볼 수 있다. 레일리가 앞선 네 시즌의 경험을 토대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도 찾아야 한다.

롯데의 올해 가장 큰 문제점은 선발진이다. '원투펀치'로 불리는 외국인 선발 투수 두 명이 시즌 초반 부진했고, 이는 전체적인 자신감 하락으로 연결됐다. 타선이 터지며 반등한 4월 중반 이후에도 선발진이 아닌 불펜이 마운드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새 시즌에도 선발진 구성이 불안정한 가운데 1선발감으로 지목된 레일리가 시즌 초반의 부진을 반복한다면 또다시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