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말모이' 엄유나 감독이 유해진과 윤계상에 대해 이야기 했다.
우리말 사용이 금지된 1940년대, 까막눈의 한 남자가 조선어학회 대표를 만나 사전을 만들기 위해 비밀리에 전국의 우리말과 마음까지 모으는 이야기를 담은 휴먼 영화 '말모이'(더 램프 제작). 연출을 맡은 엄유나 감독이 2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에서 가진 라운드 인터뷰에서 개봉을 앞둔 소감과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를 전했다.
지난해 1218만 관객(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을 동원한 영화 '택시운전사'(장훈 감독)의 각본을 통해 광주민주화 운동을 평범한 사람의 시선을 통해 바라보면서 휴머니즘의 진수를 보여줬던 엄유나 감독. 그의 첫 장편 연출작 '말모이'에는 '택시운전사'에서도 보여줬던 특유의 따뜻한 시선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우리말을 모아 조선말 사전을 만들려고 했다는 이유로 대거 옥고를 치렀던 '조선어학회' 사건 이면의 보통 사람들 이야기를 담아 '말모이'는 평범하다 못해 글도 못 읽는 판수(유해진)를 주축으로 역사가 위인들의 것이 아니라 결국 보통 사람들의 삶으로 완성된다는 감동적인 메시지를 전한다다이날 엄유나 감독은 극중 감옥소를 밥 먹듯 드나들다 조선어학회 사환이 된 까막눈 김판수 역을 맡은 유해진에 대한 강한 믿음을 드러냈다. "유해진 선배님은 어떤 영화에서도, 어떤 배역을 맡아도 빛나는 배우"라고 입을 연 엄 감독은 "처음부터 선배님을 생각하고 시나리오를 썼다. 판수라는 인물은 따뜻하면서도 성장하는 캐릭터이다. 그렇기 때문에 관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랐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배우는 유해진 선배님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 영화는 어떤 특별하고 거대한 사건이 개입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말모이'이니 만큼 '말'로 승부를 보는 영화길 바랐다. 말과 글로 재미를 주고 싶었는데, 유해진 선배님 만큼 '말맛'을 살릴 수 있는 배우가 또 있을까 싶더라. 유해진 선배님은 아주 평범한 대사에도 맛깔스러운 살려준다. 그야말로 대사에 생명력을 불어넣어주는 배우다"라며 "즉흥 연기를 하셔도 마치 원래 시나리오에 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연기하신다. 대사에 생명력을 불어넣는거다. 평범할 수 있는 대사임에도 조사 하나 호흡 하나에 변화를 줘서 아주 신선하게 들리게 하더라. 유해진 배우만이 가진 힘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조선어학회 대표 류정환 역을 맡은 윤계상의 캐스팅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유해진을 염두한 판수라는 인물과 달리, 캐스팅을 정하지 못한채 정환을 써내려 갔다는 엄 감독. 그는 "시나리오를 쓰던 중에 '범죄도시'가 개봉했다. 윤계상이라는 배우 검색을 한 번 해보니까 굉장히 다양하고 어마어마한 역할을 많이 하셨더라. 작품과 역할에 대한 욕심과 고민이 느껴졌다. 그날 막연히 윤계상이라는 배우가 류정환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그런 생각을 한 게 시나리오가 아직 완성되기 전이 었는데, 시나리오가 오나성되고 본격적인 캐스팅 작업에 들어가고 나서도 윤계상 배우가 머리 속에서 떠나질 않았고 결국 함께 하게 됐다. '범죄도시' 장첸은 윤계상 배우가 가진 많은 다양한 모습 중 하나다. 실제로 윤계상 배우는 극중 류정환처럼 굉장히 겸손하고 예의 바르고 주변 사람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다. 실제로 촬영 장에서도 '류대표님 류대표님'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진짜 대표처럼 큰 책임감을 가진 배우다"고 설명했다.
한편, '말모이'는 유해진, 윤계상, 김홍파, 우현, 김태훈, 김선영, 민진웅 등이 가세했고 '택시운전사' 각본을 쓴 엄유나 작가의 첫 장편영화 데뷔작이다. 내년 1월 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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