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2018 연예계를 휩쓴 여풍(女風), 예능이라고 예외는 없었다.
올 한 해 연예계에는 유난히 여성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충무로에서는 김혜수('국가부도의 날'), 한지민('미쓰백'), 진서연('독전'), 김향기('신과함께') 등의 존재감이 눈부셨고, 드라마에서는 김남주(JTBC '미스틱'), 송혜교(tvN '남자친구'), 손예진(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염정아 (JTBC 'SKY캐슬') 등이 돋보였다. 최근 몇 년간 특정 남자 방송인들이 주름 잡다시피 했던 예능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영자를 필두로한 여성 예능인들의 활약이 그 어느 때보다 빛났으며 방송가에서 실종됐다시피 했던 여성 예능인만 출연하는 프로그램까지 시청자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다.
▶2018 영자의 전성시대, 이영자
2018년은 이영자의 해였다고 해도 무리가 없다. 이영자는 매니저와 함께 출연하는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을 MBC의 새로운 간판 예능으로 자리잡게 한 주인공이다. '전지적 참견 시점'을 통해 보여준 진심이 넘치는 음식 사랑과 실감나는 맛 표현, 전문적인(?) 맛집 선정은 시청자로부터 엄청난 호응을 이끌어냈다. '소떡소떡'을 시작으로 이영자가 언급한 음식들은 완판행진을 기록했고 이영자의 '휴게소 음식 찬양'으로 인해 '휴게소 나들이'가 새로운 피크닉 문화로 자리잡기까지 했다. 이러한 활약은 절친 최화정·송은이·김숙과 함께 출연하는 Olive '밥블레스유'로도 이어졌다.
'먹방'이 전부는 아니였다. 8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KBS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를 통해 자신의 힘들었던 과거와 치부를 드러내면서까지 고민 사연자의 마음을 진심으로 어루만져주고 공감해주면서 '공감 MC'로서의 능력을 발휘했다. 이에 이영자는 22일 열린 KBS연예대상에서 첫 여성 대상 수상의 영광을 안기도 했다.
▶'나 혼자 산다' 인기의 중심, 박나래
'무한도전' 종영 이후 시청자가 가장 사랑하는 예능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나 혼자 산다'. 그 중심에는 박나래가 있다. 박나래는 전현무, 한혜진, 기안84 등 기존 멤버들을 이끄는 리더 역할을 톡톡히 했을 뿐 아니라 '반고정 게스트' 사이먼디, 김충재와 남다른 케미를 만들면서 '케미 요정'으로 떠올랐다.
그동안 tvN '코미디빅리그'에서 몸을 아끼지 않는 분장쇼로 큰 웃음을 자아냈던 박나래는 올해도 하비에르 바르뎀를 따라한 '나래 바르뎀'부터 '독전'의 진서연, 직쏘 등 레전드 분장으로 최고의 웃음을 견인했다. 뿐만 아니라 연애 예능, 뷰티 예능 등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에서 활약하며 한계 없는 예능인임을 증명해 보였다.
▶판을 짜는 안목, 송은이
올해 여성 예능인들이 '놀 수 있게' 가장 큰 판을 짜준 이는 바로 송은이다. 늘 방송에서 본인이 나서 골을 넣는 공격수 역할 대신 다른 예능인들이 골을 넣을 수 있게 도와주는 어시스트를 자처하는 송은이는 올해 예능 인터넷 방송 '비보TV'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여성 예능인들을 위한 경기장까지 직접 만들었다. 가장 성공적인 케이스가 바로 '비보TV'를 기반으로 Olive에서 전파를 타고 있는 '밥블레스유'와 '비보TV' 속 프로젝트로 시작했던 예능 걸그룹인 셀럽파이브다. '밥블레스유'와 셀럽파이브 모두 여성 예능인 중심이 된 프로젝트다.
송은이는 본인이 제작한 '밥블레스유'와 셀럽파이브에서도 스스로 나서려하지 않고 입담꾼과 재주꾼들 사이에서 중재자로 나선다. 대화의 흐름을 주도하려는 대신에 자연스럽게 대화와 대화를 이어주고 판을 깔아주는 것. '전지적 참견 시점'과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도 송은이는 특유의 자연스러운 진행 스타일로 MC의 정석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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