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KBL은 이번 시즌에도 3강 체제가 굳건해 보인다. 최강 우리은행과 KB스타즈, 삼성생명이 3라운드가 마무리되는 시점서 1~3위를 달리고 있다.
23일 현재 우리은행이 13승2패로 단독 선두이고, KB스타즈(9승5패)와 삼성생명(8승7패)이 1.5경기차로 2,3위에 올라있다. 이처럼 견고한 판도가 바뀔 가능성은 없는 것일까. 4위 KEB하나은행과 5위 OK저축은행의 행보를 지켜봐야 한다.
하나은행은 이날 부천에서 열린 삼성생명과의 홈게임에서 4쿼터서 역전극을 펼치며 73대69로 승리했다. 삼성생명 외국인 선수 카리스마 펜이 3쿼터서 5반칙으로 나가자 4쿼터 들어 불같은 기세로 전세를 뒤집었다. 6승9패를 마크한 하나은행은 삼성생명에 2경기차로 다가섰다. 결코 큰 격차는 아니다. 5위 OK저축은행에는 0.5경기차 앞서 있다.
하나은행은 최근 5경기에서 3승2패의 호조를 보였다. 3승은 KB스타즈, OK저축은행, 삼성생명을 상대로 한 것이고, 패는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에 당했다. 2위 KB스타즈와 3위 삼성생명을 물리친 점, 최하위 신한은행에 패한 점을 보면 여전히 행보가 불안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날 경기 후 이환우 하나은행 감독은 "운이 좋았다고 얘기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운도 열심히 노력해서 돌아오는 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상대 삼성생명의 실수와 심판의 애매한 판정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그러나 선수들이 열심히 코트를 누빈 점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서수빈 김예진 이수연이 식스맨으로 들어와서 분위기를 살리는 역할을 정말 잘했다. 그래서 행운이 따랐다"고 평가했다.
하나은행의 조직력은 완벽하지 않다. 외국인 선수 샤이엔 파커의 경우 기복이 있다. 이 감독은 "기본적 전술이 여유롭게 돌아가면 파커도 자리를 잘 찾아가는데 뻑뻑해지면 끊기는 상황이 많다"고 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일부 선수들의 정신적 해이도 눈에 띈다. 이날 경기에서도 이런 점이 나타났다. 이 감독은 "기운없는 모습으로 코트안에 있는건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에이스 강이슬의 부상도 걱정이다. 강이슬은 이날 1쿼터 후반 턴오버를 범하는 과정에서 오른쪽 발목을 살짝 다쳤다. 2쿼터를 쉬고 3쿼터에 다시 투입됐지만, 여전히 움직임이 불편해 보였다. 이 감독은 "강이슬은 원래 아킬레스건이 안 좋은데 충격을 받으면 버거워 한다. 검진을 받아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3라운드를 마쳤다. 오는 26일 우리은행을 상대로 4라운드 첫 경기를 치른다. 올해 마지막 경기는 30일 신한은행전이다. 이 감독은 "당연히 코트 안에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는 안이한 선수들도 보인다. 주전이든 식스맨이든 분위기 죽어있는 부분, 그런 선수들은 4라운드에서 열외시킬 생각이다. 3라운드까지 선수들이 열심히 해줬는데, 그런 부분들을 잘 정비해서 4라운드에 좋은 경기하도록 준비하겠다"며 선수들의 정신적 무장을 당부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