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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스트' 정유미, 메디컬+엑소시즘+멜로 넘나드는 '열연 종합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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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남재륜 기자] '프리스트' 정유미가 악령 빙의부터 애틋한 멜로까지 휘몰아치는 열연으로 눈을 뗄 수 없는 몰입감을 선사했다.

정유미는 OCN 토일드라마 '프리스트'에서 응급의학과 에이스 함은호 역을 맡아 극을 이끌어가고 있다. 지난주 '프리스트' 9-10회 방송에서 은호(정유미)와 수민(연우진)의 과거가 드러난 가운데, 장르물 연기와 멜로 모두 매끄럽게 소화한 정유미의 폭넓은 연기가 시선을 붙잡았다.

이날 모든 진실을 알고 있는 이해민(문숙) 수녀가 두 사람의 기억을 되돌리면서 의문점이 하나씩 풀렸다. 가장 충격적인 사실은 8년 전 은호가 부마자였다는 것. 교통사고의 후유증으로 인한 부분적 기억상실이 아니라 문기선(박용우) 신부에 의해 기억이 봉인된 것이었다.

대학 시절 의료봉사 동아리에서 만나 연인 관계로 발전한 은호와 수민은 함께 NGO 의사로 베네수엘라행을 준비하며 결혼을 약속, 행복한 미래를 꿈꾸고 있었다. 하지만 떠나기 전 기선에게 인사하려 성당을 찾은 은호에게 때마침 봉인에 풀려난 악마가 씌는 비극이 벌어졌다.

문기선은 이해민 수녀와 함께 구마예식을 강행했다. 이때 수민 앞에 나타난 악마는 다시 돌아오겠다는 말을 남기며 사라졌다. 엄마에 이어 은호까지 잃을 뻔한 수민은 언제든 다시 나타날 악령에 맞서기 위해 사제가 되기로 결심했다. 은호뿐 아니라 자신의 기억을 지운 이유도 완벽한 구마사제가 되어 은호를 지키기 위함이었다.

기억을 모두 떠올린 은호는 눈물을 흘렸다. 자신 때문에 인생을 뒤바꾼 수민에 대한 죄책감도 컸다. 그러던 중 NGO 지원이 보다 일찍 앞당겨졌다. 은호는 수민에게 같이 가자고 용기 냈지만, 이미 사제로 귀의한 수민은 승낙할 수 없었다.

결국 은호의 출국날이 다가왔고 두 사람은 엇갈리는 듯했다. 하지만 은호가 고민 끝에 수민에게로 발길을 돌렸다. 첫 만남의 장소, 수민이 있는 섬으로 찾아간 은호는 "내 운명은 내가 정할 거다"라고 힘주어 말하며 "너 나 아니었으면 이런 인생살지 않아도 됐다. 그 어떤 재앙이 닥쳐 와도 나 너 절대 포기안해. 지키지도 구하지도 않아도 돼. 그냥 내 곁에만 있어 줘"라고 오열하며 수민에게 안겼다.

이날 서로를 지키기 위해 운명까지 내건 두 사람의 사랑은 안방극장을 안타깝게 했다. 특히 마지막 은호의 대사 부분에서 보는 이들의 마음을 파고드는 정유미의 절절한 감정 연기가 눈물샘을 자극했다. 뜨거운 눈물을 왈칵 쏟아내는 모습, 슬픔을 억누른 목소리가 장면의 애틋함을 극대화했다.

몸을 사리지 않은 부마자 연기부터 연우진과의 멜로, 실력 있는 의사 역할까지 한층 깊어진 표현력으로 빈틈없이 소화하고 있는 정유미. 메디컬과 엑소시즘이라는 장르적 특성을 충족시킬 뿐 아니라 로맨스까지 자연스럽게 넘나들며 모든 장르가 어우러진 '종합 선물 세트' 같은 다채로운 연기로 풍성한 재미를 선사했다.

기억을 되찾은 정유미와 연우진이 앞으로 어떤 활약을 펼칠지, 다시 행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프리스트'는 매주 토, 일요일 밤 10시 20분 OCN에서 방송된다.

sj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