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KT 소닉붐이 연패를 끊고 다시 승리 행진에 시동을 걸었다.
KT는 지난 13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8 SKT 5GX 프로농구 서울 삼성 썬더스와의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99대94로 승리했다.
사실 점수차가 그리 크진 않았지만 4쿼터 중반까지 KT의 낙승이 예상됐다. 하지만 4쿼터 종료가 다가오면서 삼성의 추격이 매서워졌고 3점차 상황이던 4쿼터 종료 10초를 남겨놓고 이관희의 리바운드에 이은 네이트 밀러의 3점슛으로 경기는 85-85, 원점으로 돌아가 버렸다.
다잡은 경기를 연장까지 끌고간 KT 선수들은 허탈할만도 했다. 하지만 이날 연장전에서 팀의 승리를 이끈 것은 허 훈도, 한희원도 양홍석도 아니었다. 김민욱이라는 국내 센터였다. 김민욱은 연장전에서 3개의 리바운드를 얻어내며 단 5분간 벌어진 연장전에서의 승기를 잡아냈다. 이날 김민욱은 21득점 9리바운드로 팀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사실 KT의 장신 외국인 선수 마커스 랜드리는 정통 센터가 아니다. 골밑을 지키기도 하지만 외곽슛도 자주 쏘고 3점슛 성공율도 좋은 선수다. 다른 팀의 장신 외국인 선수에 비해 부족한 골밑 플레이를 슛성공률로 만회하는 편이다. 하지만 이런 랜드리가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는 이유는 김민욱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안양 KGC인삼공사에서 트레이드돼 새로운 유니폼을 입은 김민욱은 KT에 와서 잠재력을 터뜨리고 있다. 특히 이번 시즌 활약도가 꽤 높다. 평균 득점도 10.1점, 2점슛 성공률 66.7%, 리바운드 경기당 4.7개로 프로 데뷔 후 다섯 시즌만에 '커리어하이'를 기록하고 있다.
물론 KT에는 랜드리와 데이비드 로건이라는 외국인 선수, 그리고 허 훈, 양홍석에 김영환 한희원까지 스타급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잠재력이 터지는 선수가 없으면 팀은 정체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KT에는 묵묵히 궂은 일을 해주면서 제 몫을 하는 김민욱이라는 센터가 있다. 김민욱과 랜드리의 트윈타워가 힘을 발휘하며 앞선의 선수들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한 기회를 얻고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