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에서 현빈의 다채로운 연기 스펙트럼이 빛을 발하고 있다.
매회 상상을 뛰어넘는 전개로 화제가 되고 있는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다소 낯선 소재와 복합적으로 얽혀있는 장르가 진입장벽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첫 방송 이후 보여진 폭발적인 관심과 수직상승하고 있는 시청률은 이런 우려들을 완벽히 종식시켰다.
특히, 주인공 유진우 역을 맡은 현빈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시시각각 변하는 장르를 유기적으로 연결시키는 키 역할을 완벽하게 해내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자아내고 있는 것.
극 중 현빈이 연기하는 유진우는 매우 입체적인 인물. 표면적으로는 공학박사 출신의 투자회사 대표로 모험심과 도전정신이 강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라면 한치의 망설임도 없는 전형적인 승부사의 면모를 보인다. 친한 친구와 아내의 배신으로 얻은 내면의 상처로 냉소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 한편, 나름의 위트도 겸비한 그야말로 다채로운 매력의 소유자가 아닐 수 없다.
현빈은 이 '유진우' 라는 캐릭터의 면면을 드라마 속 장면마다 적재적소에 녹여낸다. 희주와 함께 할 때는 유쾌한 로맨스를 게임에 접속할 때는 서스펜스와 액션을, 수진과의 장면에서는 멜로를 보여주는 등 드라마 속 인물들과의 관계성과 장르를 절묘하게 결합시킨다. 현빈이라서 가능한, 섬세하고 밀도 높은 표현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이처럼 드라마 속 장면마다 개연성을 만들어내는 현빈의 면면을 장르별로 살펴보았다.
#명불허전 '로맨스남신'
로맨스는 현빈의 주특기로 정평이 나있다. 때문에, 복귀를 결심했을 때 그의 로맨스에 대한 기대치는 이미 높아질 대로 높아져 있었던 터. 하지만 그는 그 이상으로 레벨업 된 매력을 발산하며 시청자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자신의 사진을 찾아보고 있는 희주(박신혜)에게 '실물이 더 낫죠' 라며 너스레를 떨거나, 아무런 의심 없이 진우에게 핸드폰을 건네는 희주에게 '이 아가씨 안되겠네' 하며 웃음 짓는 장면들은 나쁜 남자인걸 알면서도 따라 웃게 만드는 마법 같은 매력이 있다.
#눈빛부터 아련한 '멜로킹'
희주와 달달한 로맨스를 보여줬다면 전 부인인 수진과의 만남에서는 특유의 눈빛연기로 멜로킹의 면모를 보여준다. 그라나다역에서 우연히 수진(이시원)을 마주친 진우는 애써 담담한 척 하지만 수진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에서 둘 사이에 가슴 아픈 서사를 짐작케 한다. 이어 과거 회상씬에서는 형석에게 뺏긴 수진을 보며 쏟아지는 비를 그대로 맞으며 '울어야 될 사람은 나 아냐?' 라며 쓸쓸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본다. 어딘가 안아 주고 싶은 쓸쓸한 어깨는 시청자들의 모성본능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무기를 가리지 않는 '액션장인'
그라나다 광장에서 처음 게임을 접속할 때만 해도 밤을 새워 겨우 레벨업 하는 수준이었던 그가 이제는 퀘스트를 클리어 할 때마다 주어지는 다양한 종류의 무기들을 이질감 없이 소화해낸다. 또한, 극이 전개될수록 진우의 업그레이드 된 액션실력을 만날 수 있다. 특히 형석(박훈)과 대립하는 장면들은 불꽃 튀는 긴장감과 몰입감을 선사한다. 과연 만렙을 달성했을 때 그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무질서하지만 그러나 치밀하게, '서스펜스'
어느 날, 진우는 세주(찬열)의 갑작스러운 연락을 받고 그를 만나기 위해 그라나다의 보니따 호스텔로 향한다. 그 사이 그라나다로 향하던 기차 안에서 세주가 자신의 가방만 남겨둔 채 사라져버린다. 진우는 세주가 개발한 게임을 손에 넣기 위해 희주를 상대로 보니따 호스텔을 거액에 매입하고, 형석과의 일련의 사건을 계기로 사라져버린 세주의 흔적을 찾아 나서며 이야기는 펼쳐진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증강현실 속을 넘나들며 실마리를 풀어가는 과정은 무질서 해 보이지만 치밀하게 계산 되어져 극에 미스터리한 느낌을 준다. 과연 사라져버린 세주의 존재를 찾아낼 수 있을지 앞으로의 전개를 기대케 만든다.
한편,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은 tvN에서 매주 토, 일 9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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