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KB스타즈가 개막 후 처음 단독 1위로 치고 올라설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KB스타즈는 12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우리은행 여자프로농구 부천 KEB하나은행과의 3라운드 대결에서 69대75로 패했다. 그 전까지 최근 3연승을 달리며 공동 선두까지 올라섰던 KB스타즈지만, 하위권 하나은행에 예상치 못한 일격을 당했다.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몸이 무거웠다. 박지수의 포스트 수비도 이전보다 위력이 덜했다. 결국 하나은행의 샤이엔 파커를 막지 못하면서 연승 행진이 끊겼다. 안덕수 감독 역시 "선수들의 플레이가 평소보다 훨씬 무거워보였고, 오늘따라 손발도 안맞았다"며 완패를 인정했다.
우리은행전 후유증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KB스타즈는 하나은행을 만나기 바로 앞 경기에서 아산 우리은행 위비와 맞붙었다. 우리은행은 앞선 2경기에서는 KB스타즈를 상대로 모두 이겼었다. 하지만 지난 7일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에게 시즌 첫패를 당한 후, 그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KB스타즈에 1점 차 석패를 떠안았다. 올 시즌 첫 2연패다. 반대로 KB스타즈는 우리은행을 잡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었고, 결국 이 후유증이 하나은행전에서 드러나면서 체력적인 한계를 보였다.
앞으로도 우리은행과 KB스타즈의 선두 싸움은 흥미진진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도 삼성생명-KB스타즈에 2연패 하는 동안 크리스탈 토마스의 부진과 야투율 하락으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고, KB스타즈 역시 경기가 잘 풀릴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기복을 뚜렷히 드러냈기 때문이다. 서로의 약점을 파악한만큼 남은 맞대결에서는 더욱 집요하게 물고 늘어질 수 있다.
일단 올스타 브레이크 이전까지의 흐름이 중요하다. WKBL은 1월 4일부터 8일까지 5일간 휴식기를 가질 예정이다. 그때까지의 일정을 살펴보면, 우리은행은 12월말 스케줄이 가장 까다롭다. 29일 KB스타즈전에 이어 이틀 후인 31일 삼성생명전이 예정돼 있다. 21일 삼성생명전까지 포함해 열흘동안 치러질 이 3번의 맞대결이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KB스타즈도 마찬가지다. 29일에 치를 우리은행전이 분수령이 될 것이다. 다만 주축 선수들에게 휴식이 필요한 상황에서 12일 하나은행전을 치렀고, 17일 삼성생명전 전까지 4일의 휴식 겸 준비 시간이 있다는 사실이 위안거리다.
일정상으로는 두 팀 중 어느 팀도 독보적으로 유리하지 않다. 오히려 삼성생명이나 하나은행처럼 젊은 국내 선수들의 활기를 앞세운 팀들을 얼마나 잘 막아내느냐가 선두 싸움의 진정한 관건이 될 것이다. 1위 독주가 없는 올 시즌 WKBL 최대의 관전 포인트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