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A대표팀), 김학범호(23세 이하), 정정용호(19세 이하)가 울산에서 동거를 시작한다.
2020년 도쿄올림픽을 위한 U-23챔피언십 예선에 참가하는 김학범호와 20세 이하 월드컵을 준비하는 정정용호가 10일부터 각각 울산 미포구장과 울산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담금질에 돌입한다. 벤투호는 11일부터 울산 롯데호텔에 입성, 2019년 아랍에미리트(UAE)아시안컵 준비에 나선다.
이들의 동거는 지난 9월 20일 이뤄졌다. 당시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의 주선으로 당시 파울루 벤투 A대표팀 감독을 비롯해 김학범 아시안게임대표팀(현 올림픽대표팀) 감독과 정정용 U-19대표팀 감독이 회동을 가졌다. 당시 만남은 상견계 성격이 강했지만 축구 철학을 공유하고 향후 국가대표 차출을 비롯한 현안 사항에 대한 협조 방안이 논의됐다. A대표팀과 김학범호는 대회 일정에 따른 선수 중복이 불가피했기 때문에 협조가 절실했다. 이번 동거는 상생을 위한 연장선이다.
눈에 띄는 건 벤투호와 김학범호의 두 차례 연습경기다. 양팀의 첫 연습경기는 16일 오후 5시 30분 울산종합운동장에서 비공개로 진행된다. 두 번째 연습경기는 20일 오전 10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미디어 공개로 열린다.
벤투 감독은 10일간 훈련과 두 차례 연습경기 뒤 UAE아시안컵 최종명단(23명)을 추려낸다. 그러나 김학범호에서 차출할 멤버는 없다. 이미 12월 울산 훈련명단에 포함시켰다. 조영욱(서울) 이진현(포항) 김문환(부산)이다. 다만 김학범호와의 두 차례 연습경기로 아시안컵 이후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을 대비할 수 있다. 선수 발탁을 위해 현장에서 몇 차례 지켜봐야 하겠지만 A대표 풀(pool)을 늘릴 수 있다.
김 감독은 무려 48명을 소집했다. 프로와 대학생, 고교 선수를 총망라해 선발했다. U-23챔피언십 예선을 위해 1, 2차로 나눠 선수를 불러들여 테스트한다. 김 감독은 오히려 벤투호와의 연습경기를 반긴다. 최상위 실력의 A대표팀이기 때문에 문제점을 더 잘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어린 선수들이 더 큰 꿈을 가질 수 있다는 동기부여도 무시할 수 없다. 이른 감은 있지만 정작 본선에서 활용할 와일드카드(23세 초과 선수)를 미리 타진해볼 수 있는 기회다.
U-19대표팀도 벤투, 김학범 감독에게 중요한 팀이다. '한국 축구의 미래' 이강인(17·발렌시아 메스타야)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이강인은 내년 5월 폴란드에서 열릴 U-20월드컵에 출전할 가능성이 높고, 김 감독이 2020년 도쿄올림픽을 위해 활용할 가치가 높은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벤투 감독과 김 감독이 정 감독과 정보 공유를 해야 하는 이유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