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꼴찌,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단독 2위. 부산 KT 소닉붐의 성적이다. 하지만 이같은 성적에는 의구심이 많았다.
새로 부임한 서동철 감독의 '양궁농구'에 대한 불신도 있었다. 언젠간 3점슛 성공율이 급격히 떨어질 것이고 순위도 자연스럽게 추락할 것이라는 예측 말이다.
하지만 KT는 지난 7일 경기로 이같은 우려를 말끔히 씻었다. 이날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와의 경기에서 KT는 96대97, 단 1점차로 패했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다. 9일 현재까지 치러진 19경기중 단 3경기에만 패하고 모조리 승리한 팀이다. 다른 팀들 역시 이미 압도적인 전력을 자랑하는 현대모비스의 통합우승을 예측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KT는 이런 현대모비스를 상대로 박빙의 승부를 펼친 끝에 1점차 패배를 안았다.
경기 내용도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 오히려 4쿼터 중반까진 KT가 앞서갔다. 하지만 뒷심 부족이 발목을 잡았다. 리바운드는 양팀 모두 28개씩을 기록했다. 특유의 3점슛 성공율은 41%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고 2점슛 성공율도 69%로 63%를 기록한 현대모비스를 앞섰다. 다만 어시스트가 부족했고 속공에 의한 득점이 단 2번 뿐으로 8번을 기록한 현대모비스에 밀렸다.
게다가 3라운드 이후 KT의 방향성도 확인했다. 골 밑은 마커스 랜드리, 양홍석에 최근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는 김민욱이 가세해 지키고 외곽에서 허 훈과 데이비드 로건이 상대 수비를 흔들어놓는다. 3점슛은 랜드리부터 허 훈까지 찬스를 얻은 선수면 누구다 꽂아넣을 수 있다.
여기에 최근 트레이드돼 온 한희원이 득점에 가세해주고 1순위로 뽑아온 박준영까지 좋은 모습을 보이면 KT는 현대모비스도 두려워할만한 팀으로 변모할 수 있다.
시즌 마지막까지 '양궁농구'에만 기대를 걸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다양한 공격 루트를 확보하고 수비를 탄탄히 다져야만 좋은 성적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 그리고 KT는 3라운드 첫 경기 현대모비스전을 통해 시즌 후반에도 만만치않은 팀이라는 것을 증명해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