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수호신' 손승락(36)에게 올 시즌은 여러모로 의미가 깊다.
기록의 사나이로 거듭났다. KBO리그 사상 두 번째 7년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6월 19일 수원 KT전), 개인 통산 250세이브(8월 7일 울산 LG전), 7년 연속 20세이브(9월 18일 잠실 LG전) 등 의미 있는 결과물을 수확했다. 시즌 기록은 3승5패28세이브, 평균자책점 3.90. 정우람에 이어 최다 세이브 2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변화를 통해 위기를 극복한 점도 돋보였다. 손승락은 5월 29일과 31일 사직 LG전에서 연속 블론세이브를 범한 뒤 휴식을 위해 2군으로 내려갔다. 하지만 복귀전이었던 6월 13일 사직 삼성전에서 또다시 블론세이브를 범하는 등 고전을 거듭했다. 직구, 커터 위주의 승부가 통하지 않았다. 결국 포크볼, 커브 등 오랜기간 쓰지 않았던 변화구를 활요하면서 투구 패턴에 변화를 줬고, 후반기부터 반전하면서 롯데가 막판 5강 싸움을 벌이는데 힘을 보탰다.
손승락은 올 시즌 직구 최고 구속이 144~145㎞를 유지했고, 커터 스피드도 크게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상대 타자들과의 승부에서 카운트에 밀려 제구가 흔들리는 모습을 자주 드러냈다. 포크볼과 커브를 장착하면서 패턴에 변화를 주면서 비로소 돌파구를 만들 수 있었다. 결국 새 시즌에도 상대 타자와의 머리 싸움에서 얼마나 다양함을 추구할 수 있느냐가 활약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손승락은 일찌감치 새 시즌 준비에 나섰다. 시즌 중반 체력적 문제를 드러낸 점에 주목하는 눈치다. 주형광 롯데 투수 코치는 "손승락이 시즌을 마친 뒤 일본으로 건너가 몸상태를 체크하고 적절한 처방을 받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승락이 다음 시즌 FA(자유계약선수) 자격 취득을 앞두고 있다. (때문에) 알아서 관리하지 않을까"라고 웃었다.
손승락의 기록 릴레이는 다음 시즌에도 이어진다. 10년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 및 20세이브, KBO리그 통산 최다 세이브(오승환·277세이브) 기록에 도전한다. 추락과 부활을 동시에 경험한 올 시즌의 경험은 자양분이 되기에 충분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