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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기만만'울산 한승규"대구 조현우 형 상대로 골넣을 생각에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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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대세' 울산 미드필더 한승규와 대구 골키퍼 조현우가 FA컵 결승전을 앞두고 유쾌한 설전을 펼쳤다.

K리그1 울산 현대와 대구FC는 2018 KEB하나은행 FA컵 결승에서 맞붙는다. 5일 오후 7시30분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결승 1차전, 8일 오후 1시30분 대구스타디움에서 결승 2차전이 펼쳐진다.

'디펜딩챔피언' 울산은 2연패에 도전한다. 지난해 첫 우승까지 1998년 준우승, 1996년 이후 무려 12회나 4강에 올랐다. 2008년 4강이 역대 최고 성적이었던 대구는 올해 결승행 새 역사를 썼다. 내친 김에 첫 우승, 꿈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에 도전한다.

3일 오전 11시,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FA컵 결승 기자회견에는 김도훈 울산 감독과 안드레 대구 감독, '울산 영플레이어' 한승규와 '대구 수문장' 조현우가 양팀 대표로 참석했다. 한승규는 올시즌 5골 7도움으로 23세 이하 공격수 중 최다 포인트를 기록했다. '대헤아' '빛현우'로 회자되는 조현우는 국가대표 골키퍼이자 K리그 최고의 스타다. 우승컵을 사이에 둔 팽팽한 결승 기자회견, 후배 한승규의 당찬 도발과 선배 조현우의 당당한 응수는 유쾌했다.

결승전 각오를 묻는 질문에 한승규는 "작년 결승에선 활약을 많이 못했다. (조)현우형을 상대로 골을 넣을 생각에 벌써 설렌다. 1골1도움이 목표"라고 패기만만하게 답했다. '대구 수문장' 조현우도 지지 않았다. "울산 경기를 보면 한승규 선수는 각 없는 상황에서 슈팅을 하고, 유연하게 골을 넣는다. 그런데 그 상황을 보고 '왜 저걸 못막지' 라고 생각했다"면서 "그래서 꼭 막아보고 싶기도 하고, 보시다시피 (한승규는) 잘생겼다. 연예인 보는 줄 알았다. 제가 잘 막아서 1골 1도움을 쉽게 못하도록 하겠다"고 받아쳤다. '병 주고 약 주는' 노련한 대답을 내놨다.

'대스타' 선배의 '연예인' 덕담(?)에 한승규는 웃음을 터뜨렸다. "현우형이 연예인 보는 줄 알았다 하셨지만 사실 형이 축구선수중 핫하고 유명하시다보니…,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지나가는 사람이 알아보면 어떤 기분인지 궁금하다"는 돌발 질문까지 던졌다. 조현우는 "많은 분들이 축구장에서 알아봐주시고 이름 불러주시는 것이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좋습니다"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한승규는 평소 궁금했던 조현우의 헤어스타일에 대해서도 물었다. "저는 머리가 빨리 길어서 미용실에 자주 가는데, 현우형은 머리를 얼마나 자주 하시는지." 절체절명의 FA컵 결승전을 앞둔 축구선수들의 스타일 토크였다. 조현우는 "저는 2주에 한번씩 머리를 자른다. 항상 중요한 경기 앞두고 머리를 자르는 루틴이 있다. 결승전 전에 머리를 깔끔하게 준비할 것"이라고 답했다.

조현우 역시 당찬 후배 한승규에게 질문을 던졌다. "우리는 울산 선수들의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면서 준비하고 있다. 울산이 우리 수비들을 쉽게 뚫지 못하겠지만 어떻게 준비중인지"라는 질문에 한승규가 씩씩하게 답했다. "대구는 늘 수비적으로 좋은 팀이었고 터프하고 골문에 조현우형 있어서 강력한 팀이다. 어떻게 뚫어야할지 생각하고 있다. 꼭 골 넣어서 이기도록 하겠다."

일진일퇴의 공방을 거듭한 결승전 기자회견, 2연패와 첫 우승을 향한 간절함에는 양보가 없었다. 조현우는 "대구FC 선수들은 훈련과 경기가 끝날 때마다 '우승 파이팅'을 외치며 간절하게 준비하고 있다. 시즌이 끝났지만 FA컵 우승을 목표로 두고 개인 영상을 분석하며 계속 준비했다. 안드레 감독님과 함께 대구의 역사를 쓰고 싶다"고 말했다. 2연패에 도전하는 한승규 역시 "울산 선수들의 FA컵 2연패에 대한 열망은 대단하다. 우리도 개인전술 영상을 통해 대구가 잘하는 점이나 공략해야 할 점을 파악하고 있다. '디펜딩챔피언'으로서 우리 선수들의 열망은 누구보다 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도훈 울산 감독과 안드레 대구 감독에게 결승전 두 선수에 대한 기대치를 물었다. 김도훈 감독이 "한승규가 1골1도움 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하자, 안드레 감독이 "울산이 쉽게 득점하지 못할 것이다. 조현우가 한승규의 1골1도움을 막아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맞불을 놓았다.

마지막 포토타임까지 유쾌한 신경전은 이어졌다. 울산이 "대구, 울산에게 안'대구'요" 플래카드를 들어올리며 '호랑이 발톱'을 드러냈다. 대구는 "OK 계획대로 '대구' 있어" 플래카드와 함께 엄지를 번쩍 들어올렸다. 신문로=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