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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불안 공존하는 롯데 안방, 파수꾼 안중열의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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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걸 다시 시작해야 한다."

포수 안중열(23)의 다짐은 간결했다.

안중열은 올 시즌 후반기 롯데 자이언츠의 가장 큰 발견 중 하나다. 전반기 막판 1군 엔트리에 합류한 안중열은 후반기부터 주전 자리를 꿰찼다. 안정감 있는 투수 리드와 수비, 고비 때마다 한 방씩 터지는 타격까지 선보이면서 팀이 시즌 막판까지 5강 경쟁을 하는데 힘을 보탰다. 시즌 기록은 2할4푼7리 (154타수 38안타), 4홈런, 18타점. '완벽'이라는 수식어엔 모자랐지만, 새 시즌을 향한 기대감을 키우기엔 충분한 활약이었다.

안중열은 지난 2014년 신인 드래프트 특별라운드 전체 15번으로 KT 위즈에 입단했다. 부산고 시절 수준급 포수로 꼽혔지만, 데뷔 시즌 2군리그 77경기 출전의 기록에 그쳤다. 이듬해 고향팀 롯데로 이적해 80경기에 출전, 타율 2할4푼(125타수30안타), 1홈런 14타점으로 가능성을 꽃피우는 듯 했다. 하지만 2016년 오른쪽 팔꿈치를 다친 뒤 올 시즌 후반기 복귀하기까지 2년 동안 재활에 매달려야 했다.

지난 10월 26일부터 11월 25일까지 일본 오키나와에서 펼쳐진 롯데 마무리캠프에 참가했던 안중열은 "이렇게 훈련을 할 수 있는 것 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는 "부상 때 가장 힘들었던게 병상에서 TV로 경기를 지켜보는 것이었다. '내가 있어야 할 자리인데'라는 생각을 하면 견디기 쉽지 않았다"고 힘겨웠던 시절을 되돌아봤다.

양상문 롯데 감독은 '포수 육성'으로 새 시즌 방향을 잡았다. 후반기 주전으로 도약한 안중열에겐 동기부여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 각오도 더욱 굳어진 모습이다. 안중열은 "후반기에 많은 경기를 소화했지만 아직 보여줄게 더 많다고 생각한다. 감독님도 '더 보여줘야 한다'고 말씀하신다"며 "후반기 주전으로 뛰었던 부분은 모두 잊었다. (야구를) 0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감독님이 '포수는 수비다. 9명 중 8명이 잘 치면 된다'는 말씀을 하신다"며 "송구나 풋워크 등 그동안 내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수비적인 부분에서 완벽히 만들어간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여전히 롯데 포수 자리를 보는 눈길은 반반으로 나뉘어 있다. 내년 2월 스프링캠프 전까지 롯데 포수진의 구도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안중열은 "올 시즌 포수 자리가 문제였던 것은 맞다. 나나 (나)종덕이 모두 다른 팀 포수들에 비해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더 이상 그런 이야기가 들리지 않도록 하겠다는 각오다. 새 시즌 전까지 롯데 포수진이 안정감 있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