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기의 안국현이냐, 노련미의 커제냐.
세계대회 첫 우승에 도전하는 안국현 8단과 대회 3번째 우승을 노리는 중국 커제 9단의 2018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결승 3번기가 3일부터 5일까지 경기도 고양 삼성화재 글로벌캠퍼스 특별대국실에서 열린다.
3번기를 앞두고 2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안국현 8단은 "준결승에서 어려운 상대(중국 탕웨이싱 9단)를 힘들게 이겨 굉장히 기뻤다. 커제 9단이 워낙 강하지만 좋은 내용을 보여준다면 괜찮은 승부가 될 것 같다"며 "위축되지 않고 나의 바둑을 두겠다"고 담담하게 각오를 밝혔다.
반면 삼성화재배 2회 우승을 포함해 세계대회에서 5차례나 우승을 거머쥔 커제 9단은 농담과 웃음을 섞어가며 특유의 '엄살'과 '너스레'를 숨기지 않았다. 커제는 "연속적으로 경기 치르다보니 피곤한 상태다. 이번에 좀 어려운 경기 될 것 같다"며 "부끄럽지만 경기에 대해 따로 준비를 많이 하지는 않는다. 마인드콘트롤을 잘 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안국현 8단은 "커제는 초반 포석과 균형 감각이 강점이다. 스타일이 저와 크게 다르진 않아 오히려 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며 "커제의 최근 기보를 보면서 연구를 많이 했다"고 말했고, 커제는 "안국현 8단과는 작년에 한 번 대국한 것 밖에 없지만 최근 경기를 지켜보니 굉장히 실력있고 우승 가능성이 높다. 이번에 제가 위험할 것 같다"며 특유의 톤을 이어갔다.
지난 11월 5∼7일 삼성화재 유성연수원에서 펼쳐진 준결승 3번기에서 안국현 8단은 중국의 탕웨이싱 9단에게 2-0으로 완승했고, 커제 9단은 셰얼하오 9단에게 2-1로 승리하며 결승에 진출했다.
안국현 8단과 커제 9단은 2016년 제1회 신아오배 세계바둑오픈전 64강전에서 한 차례 대결해 커제 9단이 승리한 바 있다.
2009년 입단한 안국현 8단은 국내기전에선 한 차례 우승(GS칼텍스배)한 경력이 있지만 세계대회 결승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 8단은 최근 중국기사와의 맞대결에서 7연승을 달리며 중국킬러로 떠오르고 있다. 메이저 세계대회 5회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2018 삼성화재배 결승에 진출하며 통산 6번째 세계대회 우승을 노린다.
2018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의 총상금 규모는 8억원이며 우승상금은 3억원이다. 제한시간은 각자 2시간에 1분 초읽기 5회씩이 주어진다.
지난 대회 결승에서는 중국의 구쯔하오 9단이 탕웨이싱 9단을 2-1로 꺾고 세계대회 첫 우승을 달성했다. 그동안 삼성화재배에서는 한국이 13회 우승했고 중국이 8회, 일본이 2회 정상에 올랐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