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이 서정원 감독 고별전에서도 끝내 승리하지 못했다.
수원은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8년 KEB하나은행 K리그1 최종전 제주와의 38라운드서 0대2로 패했다.
이로써 수원은 상위그룹 최하위인 6위로 시즌을 마감했고 제주는 승점 4점차 5위로 마감했다.
이날 경기는 서정원 감독의 수원에서 마지막으로 치르는 경기였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놓겠다며 복귀한 서 감독은 구단 대표의 만류에도 그 뜻을 굽히지 않았다.
9월 말 사퇴의사를 밝히고 떠났던 서 감독은 지난 10월 17일 복귀했다. 이후 2승1무4패(FA컵 포함)를 기록했다. 지난 10월 20일 포항전 승리(2대0) 이후에는 5경기 연속 무승이었다.
시즌 최종전이자 고별전인 만큼 수원팬들은 승리로 작별하길 바랐다. 하지만 그동안 체력저하 등으로 저조해진 경기력을 보여왔던 수원 선수들은 분위기 반전을 보여주지 못했다.
전반 초반부터 수원의 공격축구 내용은 좋았으나 문제점으로 지적돼 온 수비력에서 또 무너졌다. 경기 초반 수원이 꾸준하게 좌-우, 중앙에서 빌드업을 전개하며 제주를 거세게 압박했다.
반면 제주는 골키퍼 또는 수비라인에서 뒷공간을 노리고 한방에 찔러넣은 '롱볼'로 기동력이 떨어진 수원 수비의 허점을 노렸다.
수원의 공격은 문전 마무리에서 계속 아쉬웠고, 제주의 역습작전 역시 오프사이드에 막히기 일쑤였다. 하지만 부지런히 두드리면 열린다고. 제주가 먼저 꾸준함의 결실을 맛봤다.
전반 26분 수비라인에서 한방에 찔러준 패스가 찌아구에게 배달됐고, 마그노와 리턴패스를 한 찌아구는 현란한 개인기로 이종성과 곽광선을 차례로 제친 뒤 오른발 슛, 골망을 흔들었다.
수원 수비가 완전히 무너지는 장면이었다. 이어 29분에는 필드 좌중간에서 권순형의 프리킥을 받은 알렉스가 상대의 마크를 이겨내며 오른발 발리슛으로 추가골을 성공했다.
그렇다고 고별전 승리를 안겨주려는 수원의 투지가 사그라든 것은 아니었다. 수원은 후반 들어 맹공을 퍼부으며 제주를 연신 괴롭혔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 후반 4분 염기훈의 날카로운 직접 프리킥과 8분 전세진의 문전 노마크 슈팅이 제주 골키퍼 박한근의 슈퍼세이브에 막혔다.
이어 28분에는 홍 철의 크로스를 받아려던 문전의 한의권이 상대 수비에 걸려 넘어지면서 무산됐고, 30분 한의권의 결정적인 슈팅마저 수비수 발에 걸리고 말았다.
41분 사리치가 날리 회심의 슈팅마저 골대를 맞혔으니 수원 선수들은 더이상 할 말이 없었다.
결국 아쉬움만 가득 품은 서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4000여 수원팬들에게 작별인사를 전했다. 수원=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