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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유재학 감독이 본 레바논전 장점과 단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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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경기를 했다. 한국은 29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2019 국제농구연맹(FIBA) 중국농구월드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예선 2라운드 E조 레바논과의 경기에서 84대71로 완파했다.

힘이 느껴지는 경기였다. 새롭게 정비한 한국 대표팀은 전반 한 때 11점 차로 뒤졌지만, 후반 강력한 경기력을 보이면서 13점 차로 승리.

장점도 충분히 있었고, 아직까지 미세하게 약점도 있었다.

중요한 것은 발전이다. 대표팀은 아직까지 가야 할 길이 많다. 좋은 스타트를 했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당연히 부족한 부분은 고치고, 강점은 극대화해야 한다.

허 재 감독의 사퇴 이후로 김상식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상당히 냉정한 판단으로 대표팀을 선출했고, 레바논과 요르단이 맞는 선수들을 적절히 뽑았다.

경기내용도 상당히 좋았다. 전반은 고전했지만, 후반은 압도적이었다. 중요한 부분은 전반 고전했던 부분에 대한 수정이다. 또 중요한 부분은 후반 잘된 부분에 대한 구체적 평가다. 그래서 준비했다.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한 유재학 감독은 이날 참관을 했다. 대한농구협회 기술이사로 대표팀 경기를 봤다.

그동안 대표팀은 단절이 있었다. 사실 아시아 농구에 대한 정보 교류가 많지 않았다. 일시적 대표팀 사령탑이었기 때문에, 아시안 게임이나 아시아선수권대회를 치른 뒤 가진 노하우를 교류하기 쉽지 않았다. 그래서 이 글을 준비했다. 유 감독에게 설명했다. 레바논 전에 대한 잘된 점과 약점에 대해 가감없이 설명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흔쾌히 응했다. "김상식 감독의 지도력을 비판하는 게 아니라, 내가 가지고 있었던 아시아권 농구에 대한 얘기를 전달하는 목적"이라고 목표를 분명히 했다. 이 글의 목적도 정확히 일치한다.

▶강점

유 감독은 일단 김상식 감독의 경기 운영이 대해 매우 높게 평가했다. "전반 득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김 감독은 냉정하게 대처했다. 매우 중요한 덕목이다. 그리고 전반 종료 직후 박수를 치면서 선수들을 격려했다. 사실 감독 입장에서는 매우 불만족일 수 있는데 인내하면서 선수들을 격려했다"고 했다. 김상식 호가 출범한 지 얼마되지 않았다. 김 감독은 프로팀 경기와 아마 경기를 보면서 선수들을 체크, 선발했다. 의욕적으로 뽑았다. 그런데 전반 레바논 전에서 쉽지 않았다. 하지만 김 감독은 좌절하지 않았다. 유 감독은 "전체적인 교체 타이밍이나 게임 플랜은 나쁘지 않았다"고 했다.

위험스럽기도 했다. 2쿼터 레바논에게 완전히 밀렸다. 김 감독은 체력 세이브를 위해 약간은 불안했던 교체 멤버를 계속 썼다. 결국 11점 차까지 벌어졌다. 유 감독은 이 부분에 대해 장, 단점을 나뉘서 설명했다. 그는 "김 감독이 후반 승부를 걸기 위해 2쿼터 베스트 5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을 좀 더 길게 썼다"며 "때문에 3, 4쿼터 좀 더 총력전을 할 수 있었고,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경기운영을 결과적으로 상당히 잘 한 부분이었다. 후반에 승부를 거는 것은 적절했다. 하지만, 2쿼터 점수 차가 좀 더 벌어졌다면 경기가 초반에 레바논 쪽으로 갈릴 수 있었던 위험한 부분이기도 했다"고 했다.

하지만, 후반 대처는 상당히 좋았다. 유 감독은 "라건아에게 초반 골밑으로 패스가 제대로 되면서 골밑 득점이 된 부분은 하프타임 작전 타임 때 노린 것이다. 이 작전시기는 정말 적절했다. 분위기를 바꾸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또 후반 패턴 중 "이대성이 마족의 스크린을 건 뒤, 라건아가 골밑에서 패스를 받는 장면이 많이 나왔다. 이 때, 김선형이 탑으로 이동하면서 3점슛을 쏜 부분이나, 이 움직임이 여의치 않으면 오세근과 2대2로 전환하려 했던 패턴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짧은 시간 동안 매우 잘 준비한 부분"이라고 했다. 결국 이 패턴의 골격 속에서 한국은 공격에서 안정을 찾았다. 반격의 빌미를 잡았다. 강력한 트랜지션으로 후반 대승의 계기를 마련했다. 유 감독은 "이런 패턴이 바탕이 됐고, 후반 트랜지션으로 승부를 걸었던 것이 레바논 전 승리의 원동력"이라고 했다.

▶약점

사실, 한국이 최근 아시안 게임이나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고전하는 양상을 보면, 어설픈 5대5 농구, 혹은 세트 오펜스를 하기 때문이다.

한가지 아픈 사실이 있다. 이제 한국의 테크닉(슈팅과 드리블 등 모든 부분)이 아시아 정상의 라이벌 중국, 이란, 레바논, 뉴질랜드에 비해 떨어진다. 인정해야 한다. 실제 이날 2쿼터 레바논이나 한국이나 좋은 경기력은 아니었다. 하지만, 두 팀 모두 못하면, 레바논이 유리하다. 높이와 1대1 기술에서 앞선다. 결국, 강한 압박을 양팀이 모두 했지만, 레바논이 이득을 봤다. 마족을 비롯한 빅맨들의 우겨넣기 득점, 그리고 1대1 공격에서 레바논의 효율성이 더 뛰어났기 때문이다. 결국 레바논이 5대5 농구에서 우세하면서 흐름이 자연스럽게 넘어갔다. 2쿼터 11점 차까지 뒤진 이유.

유 감독은 이 부분에 대해 "전반 체력적 부담감의 우려 때문에 전방 압박(올코트 프레스)을 소극적으로 했다. 때문에 자연스럽게 5대5 농구가 되면서 우리가 불리하게 됐다. 가용할 가드진이 많은 상태에서 전방 압박을 소홀하게 하면 안된다. 이란, 중국 등 아시아 정상권 팀들과의 대결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또 하나 지적한 부분은 2대2 수비였다. 레바논은 2대2 공격 뿐만 아니라, 좌우 코너를 폭넓게 쓰는 날카로운 패싱 게임으로 한국 수비를 교란시켰다. 적절한 순간 3점포가 터지면서 흐름을 완전히 가져왔다. 특히 전반에 그랬다.

유 감독은 "라건아를 비롯한 센터진의 헤지 수비가 깊게 됐다. 아직까지 세부적 2대2 수비가 필요하다. 약점이 골밑에서 났는데, 이 부분을 커버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패싱 게임으로 좌우 코너까지 약점이 생긴다. 레바논이 이 패턴이 정교했다. 결국 2대2 수비의 불완전함이 좌우 코너의 3점포로 연결이 됐다"고 했다.

결국 5대5 농구를 하게 되면 2대2 수비에서 불완전과 연결이 되고, 결국 상대의 좌우 3점포와 연결이 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유 감독은 "김상식 감독이 상당히 많이 준비했고, 실전에서도 벤치에서 매우 냉정하면서도 차분하게 경기를 운영했다. 하지만, 아시아 강호를 상대하려면 이런 약점들은 메워주길 바란다"고 했다. 부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