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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진출 이정은, LPGA 5연속 한국인 신인왕보다 더 중요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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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식스' 이정은(22)이 새해 미국 진출 결심을 굳혔다.

이정은은 28일 소속사를 통해 '내년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최근 LPGA Q시리즈를 수석 통과한 이정은은 미국 진출을 자격을 따낸 뒤 고민에 빠졌다. 여러가지 불확실성이 선택을 망설이게 했다. 고민은 장래에 대한 목표 설정, 현지 투어 활동에 필요한 철저한 준비 여부, 그리고 가족 문제 등이었다. 고심 끝 미국행을 최종 결심한 데는 부모님의 전폭적인 지지와 메인 스폰서 대방건설의 대승적 차원의 지원 의사가 있었다. 최근 경주에서 열린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에서 LPGA투어 선배들이 해준 조언도 결심에 큰 동력이 됐다.

이정은은 미국 진출을 위한 숙소, 캐디, 훈련 환경, 투어 스케줄 점검 등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간다. 이정은은 "내년 시즌은 미국 무대에 안정적 적응을 최우선 목표로 삼겠다. 성적이나 타이틀 욕심을 버리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해 투어활동을 하겠다. 미국 진출에 전폭적인 지지를 해준 메인스폰서 대방건설과 팬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리고 LPGA에서도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욕심을 버리겠다"는 타이틀 중 하나는 바로 LPGA 신인왕이다. 본격적으로 처음 도전하는 무대. 성공적 안착을 의미하는 한번 뿐인 신인왕 욕심이 왜 없으랴. 다만 외부 시선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오롯이 집중하겠다는 마인드 컨트롤의 의미가 담긴 다짐이다.

그의 이런 '무심 선언'에도 불구, 세간의 관심은 신인왕 등극 여부에 쏠린다. 최근 LPGA 신인왕은 한국 선수 독무대였다. KLPGA 무대에서 성장한 선수들이 끊임 없는 도전에 나섰고,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2015년 김세영(25)을 시작으로 2016년 전인지(24), 2017년 박성현(25)에 이어 올시즌 고진영(23)까지 신인왕을 확정지으며 4년 연속 한국인 신인왕 계보를 이었다. 내년 이정은은 LPGA 무대에서 5년 연속 한국 선수 신인왕에 도전하게 된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정은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신데렐라가 아니다. 국내 무대 정상에 오르기까지 온갖 어려움을 자력으로 극복해 왔다. 차근차근 다져가며 오른 끝에 2016년 신인왕에 이어 지난해인 2017년 6관왕에 오르며 만개했다. 최고의 한해를 보내며 지존 자리에 오른 이정은은 올시즌 국내와 해외 투어를 병행하면서도 결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전반기 우승이 없어 애태울 만 했지만 후반 들어 2차례의 메이저대회를 석권하면서 KLPGA투어 상금왕과 최저타수상을 거머쥐었다. 기자단 투표로 선정되는 베스트 플레이어상 등 3관왕까지 차지하며 또 다른 3관왕 최혜진(19)과 함께 천하를 양분했다.

LPGA 무대는 험난한 도전길이다. 환경이 전혀 다르다 보니 자기 관리가 쉽지 않다. 체력 문제 등으로 한번 슬럼프에 빠지면 좀처럼 헤어나오기가 어렵다. 소통 문제에서 오는 컬쳐쇼크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긍정적 마인드와 강한 정신력을 갖춘 이정은이지만 쉽지 않은 여정이 펼쳐질 공산이 크다.

하지만 내년 시즌은 이정은에게 LPGA 도전의 최적기다. 국내 무대에 머무를 경우 자칫 목표상실로 인한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다. 미국 진출을 위한 준비가 미흡하게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사실 100% 완벽한 준비란 없다. 부딪히면서 느끼고, 장애를 극복해 가면서 성장해야 롱런 할 수 있다. 데뷔 첫 해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지속가능성이다. 데뷔 초반 반짝했다가 난관을 극복하지 못하고 주저앉은 수많은 선배들의 안타까운 사례들이 있다.

무엇보다 잊지 말아야 할 점은 타인의 시선이 아닌 자기 자신에게 오롯이 집중하는 마음이다.

"성적이나 타이틀 욕심을 버리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하겠다"는 이정은의 초심. 현재와 자신에의 집중이 바로 지속적 성공을 가늠하는 열쇠가 될 것이다.



사진제공=KLPGA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