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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 "이제 안 기르고 싶어"..이윤지가 삭발 강행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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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JTBC '제3의 매력'을 마친 배우 이윤지를 만났다.

이윤지는 지난 2004년 MBC 청춘시트콤 '논스톱4'를 통해 데뷔한 뒤 MBC '한강수타령'(2004), SBS '건빵선생과 별사탕'(2005), MBC '궁'(2006), KBS1 '대왕세종'(2008), KBS2 '드림하이'(2011), MBC '더킹 투하츠'(2012), SBS '대풍수'(2012), KBS2 '왕가네 식구들'(2013), OCN '닥터 프로스트'(2014), MBC '행복을 주는 사람'(2016) 등에 출연하며 시청자들에게 각인됐다.

최근에는 JTBC '제3의 매력'을 통해 백주란 역을 맡아 열연했다. 백주란은 스타일에 살고 스타일에 죽는 천상 헤어디자이너로 이영재(이솜)와는 나이차이와 사장, 디자이너 사이를 넘은 절친이다. 특히 백주란은 영재의 오빠인 수재와 사랑에 빠지는가 하면, 극 후반부에 들어서면서 갑작스러운 암선고로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윤지는 밝음과 어두움을 동시에 표현하며 연기를 위해 삭발까지 감행해 시청자들에게 놀라움을 안겼다.

'제3의 매력'은 이윤지에게 깊은 의미를 남긴 작품이다. 그동안 해보지 못했던 삭발도 강행해보았고, 이로 인해 새로운 이미지도 얻을 수 있었다. 비록 짧아진 머리에 정수리가 허해져 "감기에 걸렸다"고 말하는 그였지만, 보이시한 매력과 잘 맞아 떨어지는 짧은 헤어스타일이 색다른 느낌을 자아냈다. 이윤지는 "원래는 더 자를 예정이었다. 아예 삭발을 하려 했는데 그랬으면 감기가 걸렸을 거 같다. 생애 최고로 추운 나날이다"고 웃은 뒤 "사실은 저희 집에서 이사님이랑 다같이 가족들과 식사를 하는데 할 말이 있나 보다고 생각했다. 이사님이 '좋은 작품이 있는데 한가지 조건이 삭발이 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저도 밥을 먹다가 좋다고 했다. 나만의 반항기일까 생각했는데, 저도 결혼 전에 역할을 핑계로 꼭 한 번 밀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예전에 배우를 할 때는 박신양 씨의 대사나 그런 것들이 남녀불문하고 탐나는 것이 있는 꼬마였는데, 머리를 한 번 밀어보고 싶고, 결혼을 하게 되면 힘들지 않을까 생각했다. 여러 내적 표출이었던 거 같더라. 그 역할이 들어왔다는 걸 들었을 때 고민도 안하고, 시기가 4년 늦었지만, 그래도 바라면 온다고 생각했다. 결혼을 할 때도 그 생각을 했다. '기어이 삭발을 못하고 결혼을 하네' 생각했었다. 이게 캐릭터를 봤을 때 자주 오는 기회가 아니다. 삭발을 하는 신이 드라마에 있다는 것은 신 자체가 헤어디자이너에게 머리를 미는 장면이고, 절친에게 부탁하는 신이라는 게 너무 좋았다. 이걸 통해서 많은 것들을 담아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너무 좋았다. 고민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윤지는 "주변의 반응이 각양각색이더라. 주변에서 '멋있다'고 봐주시는 분들도 있고, 끝까지 '못한다 하라'고 하는 분도 있었다. 오히려 주변 사람들을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어떤 사람들은 생각외로 따라하고 싶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걱정된다고 계속 체크하더라. 아이 엄마들도 있으니 몰입을 해서 본 거 같다. 저는 재밌는 이벤트였고 다른 사람들의 모습도 볼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들의 반응에 대해서는 "그래도 한가지 고민은 라니가 무서워서 울까봐 걱정이었다. 한창 공주에 빠진 시기라 옷차림이 중요한 아이인데 무서워할까봐 걱정했다. 어느 날 TV를 보는데 중국 영화 예고가 지나가는데 황비홍 비주얼의 남자가 지나가서 '저 아저씨 어떠냐'고 물으면서 '너무 재밌고 웃기지'하면서 미리 보여줬었다. 민머리 아저씨나 김종도 사장님을 보여줬다. 삭발한 모델들을 보여주니 그래도 마음의 준비가 됐나 보더라. 남편이 걱정이었는데 남편이 '네 감정이 아플까봐 걱정이다'고 멋있게 말을 해주더라. 그래서 기뻐서 '하게 됐다'고 하니까 머리를 걱정을 하는지 계속 불안한 마음으로 말을 바꾸더라. 그래서 방책을 세우겠다고 생각해서 남편을 현장에 불렀다. 신이 기니까 과정을 보고 있으면 중간 단계를 볼 수 있으니 불러서 보여줬다. 그걸 의연하게 지켜보더니 미는 장면에서 완전히 삭발한 환자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왜 이렇게까지 밀지 않느냐'고 하더라. '내가 이렇게 독한 사람을 만났나' 싶었다. 남편이 나중에 말해준 것은 '왜 눈을 뜨느냐, 열에 아홉은 원래 눈을 못 뜬다'고 조언해주더라. 그래서 '내가 알아서 하겠다'고 했더니 이틀 뒤에 사과하더라. 희한하게 제가 염려했던 사람들은 괜찮다는 반응이었다. 약간 '뭐냐' 이런 반응이었다"고 말했다.

이윤지는 "한동안 기르고 싶지 않을 정도로 편하다. 집에 와서 샴푸를 하는데 진짜 조금 들고 머리를 넘기다가 놀랐는데 너무 편하다. 여자들 항상 사건이 있으면 자른다고 하지 않나. 그런 말이 있는데 저도 자를 때 센치를 보면서 '2개월을 잘라낸다' 이랬는데 이렇게 한번에 자른적은 없더라. 젊어진 느낌이다. 머리에 많은 일이 있지 않나. 그래서 계속 그걸 자르고 버리는 습관이 있었다. 머리카락 속에 시간과 세월이 들었다고 생각하는 거다. 머리를 밀고 싶은 것도 리셋하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두피 노출은 아니지만 비슷하게 되면서 가벼워지고 이걸 좀 핑계 삼아 털어낼 생각을 털고 싶다고 의미부여를 하면서 자르니까 좋았다. 너무 편하다. 안 기르고 싶다. 좀 더 일찍 잘랐다면 더 확 삭발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끝나기 전에 그렇게 된거라 여지가 없더라. 결혼식도 해야 되니 아쉽게 잘랐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삭발을 감행한 이윤지는 "아무래도 여자는 머리발이라고 이런 머리를 하고 센 역할을 해보는 것도 좋을 거 같다. 아무래도 저한테는 좋은 이미지가 된 거 같다. 아무래도 저는 현장에 가면 후배가 많아지는 시기다. 저는 제 이름을 매일 검색하는데 워낙 나이의 변천사가 쫙 보이는 직업이 아닌가. 이번엔 한 가지 색을 더 넣었다 싶은 마음이 들어 좋더라"고 밝혔다.

지난 17일 JTBC 금토드라마 '제3의 매력'(박희권 박은영 극본, 표민수 연출)이 12년 연애 대서사시의 막을 내리며, 시청률 3.1%를 기록했다. (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수도권 기준)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