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가 마무리훈련 종료 직전 새 코치진의 보직을 확정했다.
새롭게 합류한 손민한 코치가 수석코치 겸 투수코치를 맡게 됐다.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였다. 이동욱 감독의 절친으로 이 감독이 직접 도움을 요청한데다 손민한이라는 이름값에 걸맞는 보직은 몇개 되지 않는다.
하지만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손 코치는 코치 경험이 전무한 상황이다. 2015년 은퇴 후 '손민한과 놀자'라는 유소년 야구팀 순회코칭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게다가 손 코치는 마운드 운영에서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전혀 색다른, 선수 위주의 운영을 계획하고 있다. 코치로 선임된 후 손 코치는 "절대적인 선수 위주의 자율 훈련 방식을 실시하겠다. 선수들의 컨디션을 자주 체크하고 본인이 원한다면 쉬게 해주겠다. 다른 곳이 아니라 그라운드에서 100% 에너지를 써야 한다"며 "전지훈련에 가서도 선수가 컨디션이 좋지 않다면 1시간만 연습하고 호텔로 들여보내겠다"고 했다.
또 보직에 관해서도 "본인들의 의사를 존중할 것"이라며 "선발 불펜 마무리 등도 선수가 원하는 방향으로 맞추겠다. 선수가 원하면 코치가 받아주는 방식으로 하겠다. 믿음의 야구를 해보이겠다"고 했다.
손 코치는 롯데 자이언츠와 NC에서 선수로 뛸 때도 실력에 있어서는 큰 믿음을 줬다. '민한신'이라는 별명은 선수로서 그가 얼마나 안정적인 활약을 펼쳤느냐를 가늠케 한다. 때문에 손 코치 본인은 선수생활을 하면서 코치들의 마운드 운영이나 훈련 방식이 와닿지 않았을 수 있다. 투수들은 '가만히 놔두면 더 잘할 수 있는 존재'라고 인식했다는 말이다. 그 결과로 이같은 투수 운용을 생각했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실전에서 이 방식이 제대로 통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지연규 투수코치도 손 코치의 이야기를 듣고 "모든 코치들도 그렇게 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현실이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본인도 자신이 추구하는 방식이 현재 프로야구 시스템과 맞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김경문 전 감독의 코치직 제안도 거절했었다. 하지만 이 감독과 함께라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이번에 코치직을 수락했다.
손 코치의 기존에 볼 수 없었던 투수운용이 새 시즌 KBO리그에 새바람을 일으킬까, 아니면 단순히 호기어린 실험으로 끝날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