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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이호연, 군입대 대신 마무리캠프 참가 사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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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이호연(23)이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 굵은 땀을 흘리고 있다.

사실 그의 행선지는 마무리캠프가 아닌 '군대'였다. 성균관대를 졸업한 이호연은 2018시즌 2차 드래프트 6라운드 53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 8월 15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됐지만,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이튿날 다시 2군으로 내려간게 기록의 전부. 2군리그에서는 70경기 타율 3할2푼5리(245타수 80안타), 3홈런 25타점을 기록하면서 올스타에 선정됐지만, 가슴 한켠에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올 시즌을 마친 뒤 이호연은 군입대를 결정했지만,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양상문 감독의 요청으로 마무리캠프 합류를 택했다. 유격수-3루수 커버가 가능한 이호연의 기량을 직접 확인해보고 싶다는 양 감독의 요청 때문이었다. 마무리캠프에서 이호연의 기량을 점검한 양 감독은 "방망이가 아주 매력적인 타자"라고 호평했다.

이호연은 "마무리캠프 이틀 전에 합류 통보를 받았다. 자다 일어나보니 연락이 엄청나게 와 있었다. 이미 짐도 집(광주)로 보낸 상황이었다. 마음 속으로는 '쉽지 않은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훈련을 거듭하면서 이호연의 두 손은 상처투성이가 됐다. 아물지 않은 상처에도 다시 배트를 잡고 글러브를 끼면서 훈련을 거듭하고 있다. 이호연은 "코치님, 선배님들이 '피가 되고 살이 된다'는 말씀을 해주신다. 열심히 하고자 한다"고 웃으면서도 "김태룡 수비 코치가 처음에 긴 배트로 펑고를 치실 땐 크게 어렵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짧은 펑고 배트로 바꾸신 뒤로는 타구가 엄청 빨라졌다"고 힘든 내색(?)을 하기도 했다.

프로 첫 시즌을 보낸 이호연은 여전히 미완의 대기다. 이번 마무리캠프에서 여러가지 조언이 쏟아지고 있다. 이호연은 "타격에선 공을 좀 더 길게 보고 컨텍 포인트를 맞추라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수비에서는 포구, 송구 폼을 보다 간결하게 가져가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선수가 되고 싶다. 스탭, 타구 판단에 대해 마무리캠프에서 보완하고자 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항상 자신감은 갖고 있다. 야구에 대한 고집 때문에 지금까지 끌고 온 것 같다"며 "1군에 올라간 뒤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다. 많은 도움이 됐지만, 경기에 나서지 못한 것은 아쉽다. 항상 밝은 마음을 갖고 즐겁게 운동하자는 생각이었지만, 이제는 좀 진지해져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이호연은 "매 순간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간절하게 임하려 한다"며 "이번 마무리캠프에서 살아남아야 스프링캠프 명단에 들어갈 수 있다. 부상 없이 잘 마무리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