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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기내서 50분간 욕설? 막말·갑질 의혹 일파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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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기내 막말·갑(甲)질 의혹이 불거져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20일 JTBC 보도로 촉발된 이번 논란은 지난 16일 LA를 출발한 대한항공 비행기 일등석에 탑승한 서정진 회장이 규정 위반을 고지한 승무원들에게 폭언 등 갑질을 했다는 내용이 골자다. 심지어는 라면을 3번씩이나 다시 끓여오게 하는 등 보복성 갑질까지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셀트리온측은 즉각 "사실이 아니다"며 해명자료를 내고 유감을 표시했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서정진 회장이 이끄는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를 연구·제조하는 대표적인 생명공학기업이다. 지난 2002년 설립된 셀트리온은 지난 2월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옮겨 시가총액 4위의 '공룡'으로 재탄생했고, 글로벌 마케팅을 담당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도 '코스닥 대장주'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11월 16일 LA발 인천행 KE018 편에서 무슨 일이?

21일 대한항공 등에 따르면 서정진 회장의 갑질 논란이 일어난 비행기는 지난 16일 LA발 KE018 편이다. JTBC가 입수한 대한항공 내부 문건에 따르면, 서회장이 LA발 대한항공 일등석 전용 바에 이코노미석 일행을 데리고 들어갔다가 여객기 사무장에게 규정 위반으로 제지당하자 승무원들에게 반말과 비속어, 여성비하 발언을 하고 '보복성 라면 뺑뺑이'를 시켰다는 것이다.

우선 해당 문건에는 서 회장이 승무원들에게 시종일관 반말로 하대하며 '이 XX야' 등 비속어를 사용한 것으로 적혀있다. 또한 제지 이후 '왕복 1500만원인데 그만큼의 값어치를 했냐', '젊고 예쁜 승무원도 없고', '두고 봐. 연 60억 매출을 날리는 거야' 등의 발언을 하며 약 50분 이상 불만을 표시했다는 것이다.

이후 자리로 돌아가서도 라면을 주문한 뒤 3번이나 다시 끓이도록 했다는 주장도 포함됐다. 이 과정에서 서 회장이 "어때? 니들 내가 다시 라면 3바퀴 돌려봐?"라고 말했다는 대목도 적혀있다. 이 밖에 헤드폰 장착·창문 열고 닫기·고추장 오픈 등을 직접 하지 않고 승무원들에게 지시하곤 했다는 내용도 나와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도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유출된 문건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 중에 있다"고 말을 아꼈다.

▶ "기업문화의 차이" 셀트리온 해명에도 논란 여전

이와 관련 셀트리온은 즉각 해명자료를 내고, 반박했다. 서정진 회장이 이코노미석에 탑승한 3명의 직원과 이코노미석 근처 키친 복도에서 티타임을 가졌고, 직원들과 일등석 승객 전용 칵테일 라운지로 이동했지만, '규정 위반'이라는 사무장의 제지를 받고 바로 칵테일 라운지에서 퇴장했다는 것. 또한 "규정 위반과 관련 다소 불편할 수 있는 대화가 오가기도 했으나, 폭언·막말·비속어 사용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한 승무원 외모 비하 발언 등 여성 비하 발언을 했다는 것도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라면 뺑뺑이' 의혹과 관련 "라면이 덜 익었다고 말해 승무원이 한 차례 다시 끓여왔을 뿐 이후에는 다시 주문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문제가 된 부분은 '관례'다. 셀트리온은 해명 자료에서 "서 회장이 평소 임직원들과 격의 없는 스탠딩 미팅을 진행하는데, 특히 장거리 출장 비행 시 직원들은 이코노미클래스에 탑승하는 것에 미안함을 갖고 있어서 휴식 공간에서 직원들과 티타임을 가지며 출장 후일담을 나누는 것이 회사의 관례"라고 밝혔다. 직원들을 먼저 배려하고자 했던 행동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까지 미처 챙기지 못했다면서 사과를 전한 것.

셀트리온 관계자는 "서 회장께서 이번 비행에서야 규정 위반이라는 것을 알고 바로 라운지를 떠난 것으로 안다"면서, "기업 문화의 차이로 이해해 달라"고 밝혔다.

그러나 재계 관계자는 "비행기 탑승 경험이 많은 서 회장이 규정 위반을 몰랐다는 것은 납득이 어렵고, 굳이 규정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기본적인 매너의 문제로 다른 일등석 승객들에게도 불쾌감을 줬을 것"이라면서, "그동안 승무원들이 속앓이를 많이 했을 것"이라고 혀를 찼다.

한편 대표적인 자수성가형 부호로 꼽히는 서정진 회장은 지난해 10월 1984년생인 아들에게 셀트리온스킨큐어 대표를 맡겨 구설에 오른 바 있다. 또한 지난달 10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18년 공시대상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에서 내부거래 비중(43.3%)이 가장 높은 집단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