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는 이번 FA 시장에 별다른 관심이 없다는 입장이다. 차명석 단장은 최근 "어느 포지션이든 현재까지는 계획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LG는 보강이 필요한 포지션이 몇 군데 있다. 불펜진을 강화해야 하고, 현재 마땅한 3루수도 없다. 올해 LG의 주전 3루수는 양석환이었다. 그는 올시즌 140경기 출전 가운데 113경기에 3루수로 이름을 올렸다. 타율 2할6푼3리, 22홈런, 82타점을 올리며 타선에서도 꽤 묵직한 기여도를 나타냈다.
하지만 양석환은 이번 겨울 군복무를 위해 상무에 입대한다. 시즌이 끝나기 전부터 일찌감치 결정된 사안이다. 따라서 LG는 주전 3루수를 발굴해야 한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외국인 야수 영입이다. 그러나 LG는 외국인 야수를 거포 1루수로 데려올 계획이다. "어중간한 3루수보다 확실한 1루수 거포가 필요하다는 류중일 감독의 강력한 요청에 따른 것이다.
올해 주전 3루수로 쓰려고 데려온 외국인 야수 아도니스 가르시아는 허벅지 부상 때문에 전체 경기 일정의 3분의 2를 결장해 재계약 불가 대상이 됐다. 그는 50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3푼9리, 8홈런, 34타점을 기록했다. 아프지 않은 가르시아는 공수에서 기대를 걸 만한 자질을 갖춘 것은 사실이다. 만약 아프지 않고 풀타임 뛰면서 3할대 타율에 20홈런, 90타점 이상을 때렸다면 재계약을 고려했을 지 모른다. 그러나 애시당초 가르시아는 구단의 신뢰를 잃은 상황이었다.
결국 3루수는 국내 자원을 육성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올 수 밖에 없다. 그러나 LG 내부에 주전 3루 자리를 맡을 수 있는 선수가 있을까. 올해 LG에서 3루수로 선발 출전한 선수는 양석환과 가르시아를 빼면 거의 없었다. 경기 후반 백업으로 주로 윤진호가 기용됐고, 박지규 김재율 장시윤이 잠시 3루수 글러브를 낀 적은 있다. 결국 이들을 놓고 주전 3루수를 테스트해야 한다는 소리인데, LG가 자신있게 내놓을 수 있는 그림은 엄밀히 말해 아니다.
결국 LG가 FA 시장에 뛰어들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KBO가 17일 FA 자격 취득 선수 22명을 공시한 가운데 LG도 전력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선수들을 검토하고 나설 것으로 보인다. 검토 차원이야 얼마든지 진행할 수 있는 절차다. LG가 관심을 기울일 수 있는 포지션은 역시 3루수다. 불펜투수 보강도 시급하지만, 삼성 라이온즈에서 일찌감치 방출된 장원삼을 영입하는 것 말고는 별다른 계획이 없다.
FA 3루수는 최 정 김민성 송광민 등 3명이나 된다. 생애 두 번째 FA가 된 최 정은 원소속팀 SK 와이번스와 재계약할 공산이 크다. 몸값 규모도 만만치 않다. 김민성은 지난해 하루가 모자라 요건을 갖추지 못했던 FA 자격을 마침내 취득해 권리 행사에 매우 적극적일 것으로 보인다. 송광민은 원 소속팀 한화 이글스가 붙잡는다는 방침이나, 시장에 나온다 해도 크게 어필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LG는 아직 FA 영입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 지난 겨울 115억원을 들여 김현수를 영입한 LG가 이번에는 지갑을 열기 힘들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계획은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든 바뀔 수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