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과 멋있는 승부를 해보고 싶다."
SK 와이번스 7대 감독, 염경엽 감독이 취임했다. SK는 15일 인천 그랜드오스티엄에서 트레이 힐만-염경엽 감독의 이, 취임식을 개최했다. 단장에서 감독으로 직함을 바꾼 염 감독은 최창원 구단주가 건네준 유니폼과 모자를 착복하고 계약서에 사인했다. 주장 이재원, 어린이팬들, 그리고 최 구단주 부부로부터 꽃다발을 받았다.
염 감독은 취임 소감으로 "와이번스가 가고자 하는 야구를 이어가겠다. 힐만 감독님에게 배운 과정들을 잘 기억하고, 실천한다면 내년에도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힐만 감독이 팀에 우승을 선물했기에, 다음 감독 입장에서 부담이 안될 수 없는 게 사실. 염 감독은 "부담이 안된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와이번스 시스템과 매뉴얼을 정착시키는 3년을 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잘 실행하고, 실천하면 결과도 따라올 것이다. 결과보다, 선수 개인의 가치를 한 단계 높이는 방향으로 가고 싶다"는 앞으로의 구상을 밝혔다.
염 감독은 단장으로 지켜본 지난 2년 간의 SK 야구에 대해 "단장 위치에서 야구를 보며 큰 그림을 볼 수 있었다. 크게 볼 수 있다는 게 단장직의 매력이었다. 앞으로 감독을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보완점보다는, 힐만 감독님께서 하고 싶었던 것을 이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많이들 알고 계신 수비, 불펜진을 보강해야 한다. 그리고 조금 더 디테일한 야구를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친정팀 넥센을 상대하게 될 소감을 물었다. 염 감독은 SK 단장으로 부임하기 전, 넥센에서 4년 동안 감독직을 수행했다. 염 감독의 지도 속에 넥센은 빠르게 신흥 강호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감독직을 그만 두고, 팀을 옮기는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했었다. 염 감독은 이에 대해 "넥센 팬들께서 서운한 부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왜 팀에서 나오게 됐는 지 일일이 말씀드릴 수는 없다. 이는 내가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넥센에 있던 4년을, SK에서 2년 있으며 많이 돌아보고 반성했다"고 말하며 "넥센을 상대하면 감회가 남다를 것이다.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게 많은 도움을 준 팀이다. 라이벌보다 친정같은 느낌이 든다. 지금도 많은 선수들과 소통하고 있다. 이 선수가, 이 팀이 잘 됐으면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 안좋은 감정은 다 사라졌다. 두 팀이 올해 벌인 플레이오프 5차전처럼 서로 멋있는 승부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천=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