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의 외국인 선수, FA(자유계약선수) 영입 전략은 어떻게 될까.
한국시리즈 우승의 달콤함은 잠시만 느낄 수 있다. 이제 곧바로 내년 시즌을 위한 준비에 들어가야 하는 SK 와이번스다.
SK는 한국을 떠나는 트레이 힐만 감독을 대신할 새 사령탑으로 염경엽 단장을 낙점했다. 단장으로 2년 간 SK를 이끌어, SK 팀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염 감독이기에 큰 누수는 없어 보인다.
염 감독 체제의 SK가 내년 시즌에도 우승에 도전하려면 외국인 선수, 그리고 FA 선수 영입이 중요하다. 돌아가는 상황이 쉽지 만은 않다. 선택을 잘 해야 한다.
▶외국인 선수, 켈리가 변수
43홈런 타자 제이미 로맥은 이변이 없는 한 함께 가야한다. 문제는 투수진 구성이다.
메릴 켈리의 메이저리그행이 변수다. 켈리는 올시즌 많은 메이저리그 구단 관계자들의 관찰 대상이었다. 선수도 메이저리그 무대를 꿈꾸고 있다. SK가 내부적으로 파악한 바에 따르면, 켈리가 아주 큰 욕심만 부리지 않으면 메이저리그행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켈리가 뛰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SK는 새 외국인을 일찍부터 물색했다. 켈리 재계약이 확실히 틀어질 경우 계약을 할 수 있게 단속도 잘 해놨다.
앙헬 산체스도 예상을 깨고, 잔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불펜 출신이라 올시즌 중반부터 체력 문제를 심각하게 보인 산체스인데, 염 감독은 비시즌 준비를 잘하면 내년에는 그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로테이션만 잘 지켜준다면, 산체스 공만큼 매력적인 게 없다.
만약, 켈리가 메이저리그행에 실패하면 SK는 켈리+새 외국인 선수 조합을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산체스+새 외국인 선수 체제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FA 선수, 집안 단속에 올인
일단 SK는 외부 FA 선수를 데려오는 데 큰 관심이 없다. 이는 염 감독이 단장 일을 하던 정규시즌 때부터 일찌감치 정해온 방침이다.
만약 올해 우승을 못했다면 양의지(두산 베어스)를 데려오는 데 관심이 생길 수도 있었겠지만, 우승을 차지했기에 외부에서 선수를 데려올 명분이 더 없어졌다. 그와 별개로, 염 감독은 단장 때부터 성적 이상의 구단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말인 즉슨, 이재원을 꼭 잔류시켜 팀 프랜차이즈 스타로서의 자존심을 세워주겠다는 것이었다. 이재원은 서글서글한 성격으로 주장 역할을 잘 수행해내고 있다.
거포 최 정도 놓칠 수 없는 카드다. 2016 시즌, 지난 시즌 2년 연속 40홈런을 돌파했고 올해도 부상 악재에 40홈런 고지는 정복하지 못했지만 35홈런을 쳤다. 올해 타율이 2할4푼4리까지 떨어져 걱정의 시선이 있기도 하지만, 팀 간판으로서의 위상과 결정적 순간 담장을 넘길 수 있는 힘만으로도 어느정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두 사람에게는 이번 한국시리즈 우승이 호재가 될 듯. 더 좋은 대우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올해 FA 시장이 금액적으로 많이 축소될 분위기라 엄청난 거액을 받을 수 있을 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듯 하다. 두 선수 모두 팀에 대한 충성심이 높아 큰 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SK 잔류가 기대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