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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의 행복한 고민, 넘치는 2019 선발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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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시즌 넥센 히어로즈는 암울하게 출발했지만, 결말은 '해피엔딩'으로 끝냈다. 내외부의 각종 악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선수들이 '원팀(one team)'의 기치아래 경기에 몰두한 결과였다.

페넌트레이스를 4위로 마감하며 포스트시즌에 올랐고, 가을 무대에서도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를 돌파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SK 와이번스와 최종 5차전까지 명승부를 펼치며 '박수받은 패자'로 기록됐다. 시즌이 종료된 후에는 탄탄한 중견 기업인 '키움증권'과 5년간 장기 네이밍스폰서 계약을 맺어 미래에 대한 초석마저 단단히 다졌다.

고난의 늪을 훌륭히 건너온 넥센 선수단은 현재 달콤한 휴가를 즐기고 있다. 전력을 쏟아 부으며 달려온 자들이 누릴 수 있는 행복의 순간이다. 그러나 짧은 휴가를 마친 뒤에는 또 다시 내년 시즌을 위한 담금질이 기다리고 있다. 이달 중순부터 화성 2군 훈련장과 고척돔에서 마무리 캠프를 시작할 예정이다.

넥센 장정석 감독 역시 휴가를 통해 그간의 긴장감을 풀어내는 동시에 내년 시즌을 위한 구상을 하고 있다. 올해 거둔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더 큰 성취를 얻기 위한 고민의 시간이다. 고민의 색깔은 팀이 처한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로 달라질 수 있다. 적어도 지금 시기에는 '행복한 고민'들이 교차한다. 올 시즌에 만들어낸 희망요소가 내년에도 계속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한층 더 단단한 선발진을 구축할 수 있게 된 점이 주목된다.

올해 넥센은 9월초 최원태가 팔꿈치 통증으로 이탈하기 전까지 매우 강력한 선발진을 구성했다. 199이닝을 소화해 준 에이스 제이크 브리검(11승7패)을 필두로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해 제 몫을 한 에릭 해커, 커리어 하이 승수를 거둔 최원태(13승7패), 선발 10승을 돌파한 한현희(11승7패)가 주축이었다. 5선발 신재영(8승9패)도 기복이 있었지만 나름의 역할을 했다.

그런데 여기에 플러스 요인이 생겼다. 지난해 팔꿈치 수술 후 재활을 거친 2년차 이승호와 올해 입단한 신인 안우진이 포스트시즌을 통해 선발로서의 경쟁력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스프링캠프를 통해 포스트시즌에 나왔던 모습을 자신들의 진짜 실력으로 굳힌다면 이 두 명도 충분히 두 자릿수 승리에 도전할 만한 투수들이다.

결과적으로 내년 시즌 넥센은 한층 두터운 선발투수 풀을 구축하게 된 셈이다. 5명의 자리에 누구를 내세울 지만 결정하면 된다. 일단 외국인 투수 2명과 최원태, 그리고 한현희까지는 이변이 없는 한 로테이션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 선수는 브리검과 새로운 선수 또는 브리검과 해커의 조합이 된다. 해커의 재계약 여부는 유동적이다. 최원태는 팔꿈치 상태가 내년 시즌에 맞춰 회복될 수 있다.

이러면 이승호와 안우진은 5선발을 놓고 경쟁을 펼쳐야 한다. 포스트시즌 때를 돌아보면 이승호가 선발로 나오고, 안우진은 롱릴리프 필승조로 나가게 될 수도 있다. 캠프에서의 기량 성장에 따라 보직은 결정될 듯 하다. 누가 낙점을 받더라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팀의 육성 성과를 감안하면 2019 1차지명 박주성이나 2차 1번 윤정현 등도 예사롭게 볼 수 없다. 이승호나 안우진처럼 성장할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히어로즈의 선발투수진은 내년에도 여전히 탄탄한 모습을 이어가게 될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