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온킹'은 인간 영혼의 보편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뮤지컬 '라이온킹'이 20년 넘게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고 있는 이유에 작곡가 레보 M은 '보편성'을 강조했다.
9일 대구 노보텔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인터내셔널 투어 인터뷰에서 그는 "'라이온킹' 같은 작품은 이전에는 없었다. 전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하나로 엮어낸 작품이 '라이온킹'"이라며 "무엇보다 음악의 힘이 컸다. 엘튼 존, 한스 짐머와 함께 보편적 에너지를 담아내려고 노력했다. 이 모든 작업은 무엇보다 연출가 줄리 테이머가 있어서 가능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디즈니뮤지컬 '라이온킹'이 지난 7일 대구에서 역사적인 한국 투어의 막을 올렸다.
지난 1997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라이온킹'은 현대 뮤지컬의 흐름을 바꾼 획기적인 작품이다. 디즈니의 어마어마한 자본을 바탕으로 연출가 줄리 테이머를 비롯해 작곡가 엘튼 존, 한스 짐머, 레보 M, 작사가 팀 라이스 등 최고의 크리에이티브팀이 뭉쳐 원작 애니메이션을 뛰어넘는 거대한 블록버스터를 무대 위에 구현했다. '캔 유 필 더 러브 투나잇(Can you feel the love tonight?)', '삶의 순환(The circle of life)', '라이온 슬립스 투나잇(The lion sleeps tonight)' 등 히트넘버를 앞세워 초연 이후 20여년 간 전세계 20개국 100여 도시에서 총 9천500만명을 동원했다.
인형극(Puppet theater) 전문가였던 줄리 테이머는 가면과 분장, 온갖 도구를 활용해 주인공 사자는 물론, 원숭이, 하이에나, 기린, 코끼리, 돼지, 미어캣 등 수많은 동물 캐릭터들을 만들어냈다. 공연장은 세렝게티 초원이 되고, 원색을 강조한 컬러풀한 조명이 더해져 관객들은 아프리카에 온 듯한 착각에 빠졌다.
초연부터 조명을 담당한 도날드 홀더는 "인간과 동물을 결합해 무대에 올린다는 게 과연 가능할까 고민이 많았다"고 회고하면서 "끝없는 아프리카 하늘 , 살아있는 정글을 구현해내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결과는 대성공이었다"고 자평했다.
상주 연출을 맡은 오마르 로드리게즈는 "오랜 오디션을 거쳐 다양한 국적의 재능있는 배우들을 선발했다"며 연기와 노래, 신체 움직임은 물론 캐릭터에 새로움을 불어넣을 수 있는 바이브(느낌)가 있는 배우를 찾아내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본을 지키면서 새로움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라이온킹'은 시간이 흐를수록 성장하고 진화하는 뮤지컬"이라고 강조했다.
댄스 수퍼바이저인 테레사 윙도 "이번 투어에 남아공, 필리핀 등 18개국의 배우가 참여한다. 국적 자체가 다양한 덕분에 여러 문화의 스타일이 녹아 있다"며 "그동안 8차례 프로덕션에 참여했는데 각각의 프로덕션 모두 독특한 아름다움과 에너지를 갖고 있었다. 그래서 매번 설렌다"고 덧붙였다.
오마르 연출은 "어느 나라에서 하는가도 중요하다. 그 나라에 대해 연구하고 전통도 알아보고 그것을 공연에 녹인다"고 말했다. 실제 대구 공연에서는 '뻔데기', '대구 서문시장' 등의 대사가 등장해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도날드 홀더는 "라이온킹은 우리 모두를 하나로 묶어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 삶의 순환 등 언제 봐도 자신의 인생에 다가올 수 있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펠레페 감바 총괄 이사는 "'라이온킹'은 절대 작품의 질을 타협하지 않는다. 이번 투어 무대 역시 브로드웨이 클래스를 고스란히 옮겨 왔다"며 한국 관객들 역시 라이온킹의 매력에 흠뻑 빠질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라이온킹'은 대구 공연을 마친 뒤 내년 1월 서울, 그리고 4월 부산에서 대장정을 이어간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